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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5월 10일 01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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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언론들이 단오절을 한국이 가로채려 한다며 이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신문만보는 9일 “한국 정부가 강릉 단오절을 유네스코의 세계문화유산에 등록하려 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전통 명절인 단오절을 다른 나라가 문화유산으로 등록한다면 무슨 낯으로 조상을 대할 것인가”라고 보도했다.
저우허핑(周和平) 문화부 부부장(차관)도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통 문화는 민족 단결 및 국가 통일의 기초”라고 가세했다.
안후이(安徽)성의 강회신보도 8일 “단오절의 기원이 중국이란 것은 논란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라며 “단오절의 시발지인 웨양(岳陽)시는 단호히 대응해 단오절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건의 발단은 랴오닝(遼寧)성의 한 대학교수가 이 사실을 중국 문화부에 제보하면서 시작됐다. 처음엔 인터넷 사이트에서만 알려졌으나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등 영향력 있는 매체들이 다루면서 네티즌 및 독자들의 거센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가오카이정(高凱征) 랴오닝대 교수는 “다른 나라가 단오절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려는 것은 합법적인 문화 약탈”이라고 비난했다.
중국인들은 단오절이 초나라 시인 굴원(屈原)의 죽음에서 비롯됐다고 믿고 있다.
인민일보와 정부 고위 관리까지 나서 단오절 수호를 언급한 것은 중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으로 적지 않은 파장이 예상된다.
강릉시는 6월 개최 예정인 강릉국제관광민속제를 계기로 2005년 단오제의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 등록을 추진하고 있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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