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伊총리가 방송장악” 항의 방송사장 사표

  • 입력 2004년 5월 5일 16시 26분


이탈리아 유일의 공영 TV 및 라디오 방송사 RAI의 루시아 아눈지아타 사장이 4일 총리의 언론장악에 항의하여 사임을 발표했다.

아눈지아타 사장은 4일 기자회견을 갖고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곧 있을 RAI 이사회 인선에서 자기 사람들을 포진시켜 공영방송을 장악하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2001년 6월 베를루스코니 총리 집권 이래 사임한 RAI 사장은 이번이 4번째다.

앞서 4월 29일 집권당이 주도하는 이탈리아 의회는 RAI의 일부 민영화와 개인기업의 방송사 2개 이상 소유 등 언론 관계법을 통과시켜 총리에게 유리한 법안통과라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대해 유럽연합(EU)은 지난 주 공개보고서를 발표, 이탈리아에서는 총리 한 사람의 손아귀에 정치, 경제, 언론의 힘이 집중되고 있으며 정부가 직간접적으로 모든 TV 채널들을 장악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AC밀란' 구단주이기도 한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2000년 포브스지가 선정한 개인자산 순위에 140억 달러로 세계 14위 갑부에 오른바 있다.

그는 현재 이탈리아 3대 민영방송, 잡지 '파노라마', 인터넷 미디어그룹 '뉴미디어', 영화제작 배급사 '메두사', 전국최대의 슈퍼마켓 체인 등을 소유한 이탈리아 최대의 재벌이기도 하다.

주성하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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