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쿠바 최악의 관계로

  • 입력 2004년 5월 3일 14시 36분


멕시코와 쿠바 간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에르네스토 데르베스 멕시코 외무장관은 2일 48시간 안에 쿠바 주재 자국 대사를 소환하고 자국 주재 쿠바 대사는 추방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 비자로 멕시코에 입국한 쿠바 공산당원들이 외교적 경로를 통하지 않고 '정치적 집회'를 가졌다는 것이 멕시코 당국이 강경 방침을 밝힌 표면적인 이유.

하지만 지난달 15일 유엔인권위에서 대쿠바 비난 결의안이 극적인 1표차로 통과된 이후 이미 두 나라 사이 감정싸움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결의안이 통과되자 펠리페 페레스 로케 쿠바 외무장관은 멕시코가 반대했다면 결과가 달랐을 것이라며 심한 유감을 표명했다.

이어 쿠바는 멕시코 야당 대선후보 측근 비리를 '몰카 비디오'로 담아 공개해 파문을 몰고 온 '비디오게이트'가 야당 탄압을 위한 멕시코 정부의 음모라고 주장하는 보복적 성격이 짙은 외교공한을 멕시코 정부에 전달했다.

이렇게 되자 멕시코 정부와 집권 여당인 국민행동당은 격노했으며 쿠바를 비난하는 고위관료들의 발언들이 잇따라 터져 나왔다.

이런 가운데 피델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은 1일 멕시코와의 관계가 "재만 남았다"고 언급했으며, 비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도 2일 외교관 추방이라는 카드로 응수했다.

주성하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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