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美軍 연료비 과다청구 ‘핼리버튼 스캔들’

  • 입력 2004년 4월 16일 1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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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주둔 미군에 연료를 독점 공급하면서 비용을 과다 청구했던 핼리버튼사 스캔들의 핵심에는 쿠웨이트의 중간거래업체 알탄미아가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6일 보도했다.

쿠웨이트 정치권에서도 핼리버튼과 국영원유회사 사이에서 알탄미아가 챙긴 이익에 대해 분노하고 있을 정도라고 저널은 전했다.

알탄미아의 사례는 중동에서 사업이 어떻게 이루어지는 지에 대해 극명히 보여준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중동에서는 능란한 중간상이 정부와 해외 거대기업 사이의 큰 거래를 중개하면서 막대한 수익을 남기는 것이 일반적이다.

지난해 12월 미 국방부 감사 결과 핼리버튼의 자회사인 켈로그 브라운&루트(KBR)가 미 정부에 대해 지난해 5월부터 9월까지 6100만달러를 과다 청구한 혐의가 드러났다. 같은 기간 알탄미아로부터 사들인 원유는 L당 0.60달러였으나 터키에서 수입한 원유는 이의 절반인 0.31달러였다.

그러나 알탄미아는 혐의를 부정하며 “높은 가격은 불안정한 이라크에 물자를 공급하는 위험을 반영한 것일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과다 청구 의혹을 받은 뒤 핼리버튼은 연료 수입에서 손을 떼고 미 국방부가 직접 나섰지만 알탄미아는 또다시 쿠웨이트에서 이라크로 연료를 운송하는 계약을 따내 로비력을 과시했다.

알탄미아는 미군의 이라크 점령 이후 군수품, 통신, 수송, 재건관련 등 여러 개의 계열사를 설립하고 KBR뿐 아니라 이라크에 물자를 공급하는 거의 모든 외국회사와의 계약을 독식해 왔다.

수십년 동안 중동국가들이 핼리버튼 같은 외국회사가 원유에서 나오는 막대한 이익을 독식하지 못하도록 지역 파트너와 함께 일할 것을 의무화하면서 알탄미아와 같은 존재가 생겨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지적했다.

쿠웨이트 국회는 알탄미아 경영진이 군부 고위층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양측의 계약을 조사하고 있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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