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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4년 4월 13일 18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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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잦아든 총성=강경노선을 걸어온 무크타다 알사드르가 12일(현지시간) 온건 시아파 지도자들과 평화적 사태 해결에 합의함으로써 일단 돌파구는 마련됐다.
양측의 구두 합의에는 △알사드르의 민병대를 법률에 따른 합법정당으로 전환하고 △알사드르에게 발부된 체포영장은 주권 이양 후 알사드르가 이라크 법정에 자진 출두하는 것으로 대신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곧 서면 합의서도 작성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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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합의를 주도한 인물은 시아파 최고성직자 알리 알시스타니의 아들 무하마드 리다. 시아파 다수의 지지를 받고 있는 온건 성향의 알시스타니가 사태 해결에 발 벗고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알사드르도 강경 일변도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줘 폭넓은 지지를 확보할 수 있게 됐다.
▽여전한 불씨=리카르도 산체스 미군 사령관은 13일 “알사드르를 체포하거나 사살하는 임무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말해 강경 세력에 대한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미군은 이날 부족장회의 참석차 바그다드에 온 알사드르의 측근을 체포했다가 풀어줬다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존 애비제이드 미 중부군 사령관은 미 국방부에 6000∼1만명 규모의 2개 여단 병력을 추가로 요청했다. 이라크 경찰이 통제력을 회복한 나자프에서는 폴란드군이 “알사드르 민병대와의 협상은 없다”고 강경 자세를 보였다.
수니파 저항세력이 12일 오후 4시까지 미 해병대 저격수들을 철수시키라고 요구했던 팔루자에서 큰 교전은 벌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팔루자 외곽에서 13일 미군 아파치 헬기 1대가 또다시 격추돼 승무원 1명이 사망했다. AFP통신은 임시휴전을 선포했던 팔루자에서 미군의 대응에 따라 대규모 전면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나자프로 향하던 미군 차량행렬도 저항세력의 공격을 받아 미군 1명이 사망했다.
5일부터 시작된 연합군과 저항세력의 교전으로 지금까지 이라크인 880명이 숨졌으며, 연합군도 70여명이 희생됐다.
▽무차별 납치, 선별적 석방=저항세력이 이탈리아인 4명을 납치해 이탈리아군 철수를 요구함으로써 납치가 정치적 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이 확실해졌다.
파병국에 대해서는 인질을 풀어주는 조건으로 철군을 요구하고, 반전국 국민은 신분이 확인되면 풀어주는 것으로 관측된다.
12일 체코 기자 2명도 피랍됐으며 러시아 에너지회사 직원 8명은 납치됐다 하루 만에 풀려났다. 중국인 인질 7명은 이날 전원 석방됐다.
그러나 일본인 인질 3명은 아직도 풀려나지 못하고 있으며, 11일 납치된 미국인 9명은 생사가 확인되지 않고 있다.
현재 이라크 저항세력에 납치돼 있는 외국 민간인은 27명이 넘는다.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
바그다드·팔루자=외신 종합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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