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日↔중국 氣싸움]“駐日미군 亞太까지 관할”

  • 입력 2004년 3월 8일 19시 04분


《중국이 올해 국방예산 증가율을 다시 두 자릿수로 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대만과의 전쟁에 대비해 전쟁 비축유를 대폭 늘리겠다고 밝혀 미일 양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도 ‘일본 및 극동’ 방위에 국한돼 있던 주일미군의 행동반경을 넓히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안정과 협력’을 유지해 오던 미중 관계가 다시 ‘긴장과 경쟁’ 관계로 돌아갈지 모른다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다.》

미국은 주일미군의 활동 범위를 넓혀 ‘일본 및 극동’ 방위는 물론 세계 곳곳의 분쟁 해결에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일본 정부에 타진하고 있다.

8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주일미군 재편론은 현재 미국 정부가 주도하고 있으며 이르면 올 여름쯤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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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요구하는 핵심 사항은 오키나와에 있는 미 공군기지 반환 계획 수정과 미 본토에 있는 제1군단 사령부의 일본 이전.

이는 테러 및 대량살상무기 확산에 대비해 병력의 규모보다 기동성을 중시하는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의 ‘럼즈펠드 독트린’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주일미군의 활동 범위도 미일안보조약에 규정된 ‘극동 및 일본’에서 벗어나 아시아 태평양 지역 전체를 담당해야 한다는 게 미국 정부의 주장이다. 중국이 긴장할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특히 오키나와는 최근 중국과 대만의 긴장 고조로 전략적 중요성이 높아진 지역이어서 미일간의 협의가 주목을 끌고 있다.

양국은 1996년 오키나와 후덴마(普天間) 공군기지 등 11개 시설을 미국이 반환하는 대신 일본이 대체시설을 마련해주기로 합의했으나 주민 반대 등으로 8년이 넘도록 진전이 없는 상태. 미국은 기지 반환을 원점에서 재검토할 것을 일본측에 요구했다.

미국은 또 서부 워싱턴주에 있는 제1군단 사령부를 도쿄(東京)에서 가까운 가나가와(神奈川)현으로 옮기자는 제안도 내놓고 있다. 역시 주일미군을 국제정세 변화에 맞춰 자유자재로 운용하려는 의도라고 아사히신문은 분석했다.

제1군단 사령부가 일본으로 이전하면 미국은 요코다(橫田)기지에 있는 주일미군사령부와 주한미군사령부를 폐지해 그 산하로 편입시키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주일미군 사령부는 “여러 가지 아이디어가 논의되고 있지만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밝히고 있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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