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월 레이스 부시vs케리]兵風…安風…대선 `바람` 어디로

  • 입력 2004년 3월 3일 18시 54분


《존 케리 상원의원이 2일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됨으로써 11월 2일 대선을 향한 공화 민주 양당의 8개월 대장정이 시작됐다. 공화당 후보인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이날 저녁 케리 후보에게 축하 전화를 걸어 “국가적 문제들에 대한 활발한 토론을 기대한다”는 말로 케리 후보와의 대결을 공식화했다. 올해 대선은 부시 대 반(反)부시로 팽팽하게 갈린 미국 사회 분위기를 그대로 반영해 2000년 대선보다 더 치열한 접전이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부시 "일관된 리더십"▼

이미 지난해 5월 버지니아주 알링턴에 재선운동본부를 차린 뒤 백악관 수성 전략을 수립해 온 부시 후보 진영은 4일부터 대대적인 TV 광고 공세에 들어간다.

4월 말까지 계속될 광고 공세에 들어가는 돈만 400만달러(약 47억원) 이상이 될 것으로 알려져 있다.

TV 광고는 2000년 대선 당시 앨 고어 민주당 후보와 5∼10%의 표차로 접전을 벌인 17개 주를 중심으로 뉴스전문 채널과 스포츠 채널 등에 집중된다.

부시 진영은 무엇보다 케리 후보의 19년에 걸친 상원의원 활동을 철저히 해부함으로써 특히 국가안보에 관한 케리 후보의 약점을 집중 조명한다는 전략을 마련해 놓고 있다.

케리 후보를 ‘매사추세츠 진보파’로 규정하는 한편 동성결혼 같은 이른바 문화적 이슈들을 적극 활용해 보수파 유권자의 결속을 강화해 나가는 캠페인도 구사할 예정이다.

부시 진영은 부시 대통령의 지지도가 50% 이하로 떨어지고 케리 후보와의 대결에서 밀리고 있는 상황이 단기간에 반전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고 있다. 여름까지 열세가 지속되거나 잘 해야 백중세까지 따라갈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따라서 선거전 초반에 국가안보와 안전, 세계 속의 미국의 위상, 경제성장의 지속 같은 이슈를 집중 부각시켜 ‘변화의 시기에 일관된 리더십’이라는 이미지로 굳혀나가면서 반전의 발판을 만들어 나간다는 계획이다.

▼케리 "대세 기울었다"▼

케리 후보는 아직 본격적인 선거 전략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후보 경선에 주력하느라 선거자금도 아직은 충분치 않다.

그러나 케리 진영은 후보 경선을 통해 회복된 민주당 지지자들의 자신감과 결속 및 열기를 계속 살려나가면 승산은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케리 후보는 자신이 국가안보 문제에 미온적이라는 부시 진영의 공세를 무력화하기 위해 중앙정보국(CIA) 국장이 정보기구들을 통합 조정하도록 하고 권한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최근 발표했다.

그는 테러와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보다 강력하고 종합적이며 효율적인 전략을 제시함으로써 유권자들을 설득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케리 후보 진영은 ‘매사추세츠 진보파’라는 부시 진영의 공격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반격, 마이클 듀카키스 후보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같은 매사추세츠주 출신으로 1988년 민주당 후보였던 듀카키스씨는 당시 공화당의 공격에 소극적으로 대응한 것이 결국 패인이 되고 말았다.

아울러 베트남전 참전 영웅이라는 케리 후보의 이미지를 적극 활용해 국가안보에 대한 강한 이미지를 과시하고 부시 후보의 병역기피 의혹도 적절히 이용해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이라크에서의 대량살상무기 발견 실패와 정보기관의 실책을 부시 후보의 신뢰 문제로 연결시키고 300만개의 일자리 감소, 재정적자 같은 경제 이슈도 부각시킬 예정이다.

워싱턴=권순택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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