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연봉 인상싸고 설왕설래

  • 입력 2004년 2월 27일 13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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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연봉 인상 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다.

격무에 비하면 너무 적어 즉시 인상해야한다는 주장이 여권의 대세. 하지만 미국 대통령 연봉도 일본 총리와 비슷한데다 민간기업의 어려운 상황 등을 감안할 때 인상은 곤란하다는 반대도 있다.

고이즈미 총리 연봉 인상안은 지난해 12월 4일 '심복'인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관방장관의 자문기구인 '간부 공무원의 급여에 관한 전문가 간담회'에서 처음 제시됐다.

고이즈미 총리의 현재 월급은 222만7000엔(약2227만원), 보너스 등을 합한 연봉은 4165만엔(약 4억1650만원)이다. 자문위원들은 나라를 대표하는 관직으로, 사생활이 없다시피 하는 격무에 비하면 '적어도 너무 적다'며 총리 연봉을 대폭 인상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장기불황으로 민간기업이 연봉 삭감 조치를 하고 있는데 총리 연봉을 올리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여권 내에도 나오고 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연봉과 별 차이 없다는 점도 거론된다.

27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주요국 최고 지도자 연봉을 엔화로 환산해보면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2억2401만엔(163만4000 유로)으로 단연 최다이다.

부시 미 대통령은 4328만엔(40만 달러)로 고이즈미 총리보다 약간 많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는 3583만엔(17만5414 파운드),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는 2917만엔(21만2천816유로)이다.

노무현 대통령 연봉은 고정급으로 1억2,000만원. 각종 법령 등에 의한 수당과 직급보조비 8,000만원을 더해도 고이즈미 총리의 절반 수준에 못미친다.

한편 일본 총리 연봉은 1960년대에는 '일반직 공무원 최고위직의 2배'로 정했는데 만일 이번에 인상시에 이 원칙을 적용하면 고이즈미 총리 연봉은 700만엔 올라 4866만엔으로 부시 미 대통령보다 많아진다. 이 때문에 일반 공무원 인상률 만큼만 올리자는 말도 있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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