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희씨, 제 어머니 아시나요?”

  • 입력 2004년 2월 25일 02시 02분


KAL기 폭파범 김현희씨(42·왼쪽)의 일본어교사 ‘이은혜’로 알려져 있는 일본인 납치피해자 다구치 야에코(田口八重子·실종 당시 22세)의 아들이 김씨와의 면회를 요청하는 서신을 일본 정부에 전달했다.

다구치씨의 장남인 이즈카 고이치로(飯塚耕一郞·27·오른쪽)는 23일 기자회견을 갖고 “어머니에 대한 기억을 조금이라도 되찾기 위해 김씨를 만나고 싶다”고 면담 요청 이유를 밝혔다.

1978년 음식점 종업원으로 일하던 다구치씨는 한 살배기 아들 이즈카와 세 살 된 딸 남매를 탁아소에 맡긴 뒤 실종됐다. 다구치씨의 오빠 부부에게 입양돼 자란 이즈카씨는 21세 되던 해에 어머니의 납북 사실을 알게 됐다.

일본 경찰은 87년 체포된 김씨가 “북한에서 2년간 침식을 함께하면서 일본어를 배웠다”고 밝힌 일본어 교사 ‘이은혜’가 여러 정황으로 미루어 다구치씨인 것으로 보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김씨도 91년 일본 수사관의 사진대조 조사에서 다구치씨가 ‘이은혜’와 동일 인물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북한측은 2002년 북-일 정상회담 때 “다구치씨가 1986년 교통사고로 사망했으나 이은혜라는 인물은 애당초 존재하지 않는다”며 김씨와의 관련성을 부인했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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