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참전은 美 시민권 약속어음?

  • 입력 2004년 2월 12일 19시 11분


멕시코 출신인 후안 에스칼란테(19)는 부모와 함께 미국에 몰래 숨어들어와 살았다. 고교를 졸업하고 그가 택한 것은 군 입대. 2002년 고교를 졸업하고 4년 기한으로 군대에 지원하기 위해 50달러를 주고 위조 영주권을 구입해야 했다.

불법체류자 신분이던 그에게 행운을 가져다 준 것은 이라크전쟁이었다. 쿠웨이트에 파견돼 기술병으로 복무하던 그는 이라크에 파견돼 4개월을 근무했다. 에스칼란테군은 불법체류자로서 서류를 위조한 혐의가 드러났지만 육군본부의 지원으로 미국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었다고 AP통신이 11일 보도했다.

그러나 미국 이민당국은 에스칼란테군의 부모를 불법체류 혐의로 추방하기로 결정했다. 에스칼란테군은 이에 불복해 재심을 청구할 계획이다.

미국 시민권을 획득하지 못한 채 미군부대에 근무 중인 병사는 3만7000여명으로 그 중 3000여명은 이라크에서 근무하고 있다. 그 가운데 불법체류자가 얼마나 되는지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이들은 2002년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의 혜택을 기대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이 당시 서명한 행정명령은 현역 복무 중인 군인에 대해서는 노동허가와 영주권 취득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시민권을 얻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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