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교포 정한샘씨, 여자로는 두번째 美육사 여단장 생도

  • 입력 2004년 2월 9일 1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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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의 4000여 생도를 대표하는 여단장(旅團長) 생도에 재미교포 여성이 임명됐다.

한미연합사령부는 9일 미 육사 4년생인 정한샘(미국명 그레이스 정·22)씨가 지난해 12월 19일 여단장 생도에 임명됐다고 밝혔다. 정씨는 200여년 역사의 미 육사에서 여성으로선 두 번째로 여단장 생도가 됐다.

재미교포 2세로 미 오하이오주에서 태어난 정씨는 클라크스타운 고교 시절 아시아계 여학생으로서는 처음으로 학생회장에 당선됐고, 축구팀 주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정씨는 “아이비리그(미 동부 명문대학들)에 진학하라는 주변의 권유가 있었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집안사정이 어려워져 육사를 선택했다”며 입교 이유를 설명했다.

정씨는 1, 2학년 땐 엄한 규율과 혹독한 훈련으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으나 3학년이 되면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그는 스카이다이빙 팀에 소속돼 저학년 및 동료 생도들을 지휘했고, 최우수 생도로 뽑혔다.

지난해 4월엔 생도 대표 중 한 명으로 뉴욕 타임스의 인터뷰에 응해 이라크전쟁에 대한 견해를 밝혔고 9월엔 미 육사를 방문한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을 직접 안내하기도 했다. 정씨는 “웨스트포인트에서 리더십 등 더 많은 것을 배워 졸업 후 군용 항공기 조종사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조국을 이해하기 위해 이미 7번가량 한국을 찾았다.

최호원기자 bestig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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