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이볜-롄잔 내달 대만 총통선거 후보등록

  • 입력 2004년 2월 5일 19시 03분


다음달 20일 실시되는 대만 총통선거에서 재선을 노리는 민진당의 천수이볜(陳水扁) 총통과 제1 야당인 국민당의 롄잔(連戰) 주석이 4일 중앙선거위원회에 후보등록을 마쳐 본격적인 총통 선거전이 시작됐다.

천 총통은 2000년 선거 때처럼 뤼슈롄(呂秀蓮) 부총통을 러닝메이트로, 롄 주석은 제2 야당인 친민당의 쑹추위(宋楚瑜) 주석과의 야당통합 티켓을 내세웠다.

핵심 쟁점은 중국과의 양안(兩岸) 관계. 여당의 ‘독립 자주노선’과 야당의 ‘양안관계 안정’ 주장이 맞선 가운데 표심은 완전히 반으로 갈려 있어 막판 부동표 흡수가 당락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여당, “국민투표를 재선 무기로”=천 총통은 후보등록 직후 “총통 선거와 함께 사상 처음 실시될 국민투표는 대만 국민과 자손의 행복을 위한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투표의 의제는 ‘대중 미사일 방위능력 강화’와 ‘양안간 대등 협상’ 등 두 가지. 2002년 8월 대만과 중국은 각각 1개의 국가라는 ‘일변일국(一邊一國)론’을 내세운 데 이어 국민투표를 통해 중국 미사일에 대한 위기감과 유권자의 독립자주 의식을 자극해 지지표로 연결시키겠다는 속셈이다.

천 총통은 안정지향적인 유권자의 표심을 감안해 3일 연락사무소 교환과 대만해협 비무장지대(DMZ) 설치를 비롯한 평화방안을 중국에 제의하는 강온 양면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야당, “양안 평화 신로드맵” 제시=롄 주석은 “국민투표의 실시는 대만 국민을 전쟁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며 천 총통의 도발적 행태를 비판하는 맞불작전을 펴고 있다.

그는 “당선되면 빠른 시일 안에 중국을 방문해 교착상태인 양안관계에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며 평화 신로드맵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양안 대화의 제도화 △1년 내 해운 직항 △2년 내 직항 항공 실현 △중국 미사일 철거 요구 등이 주요 내용이다.

특히 롄 주석은 지난달 27일 중국 각지의 대만 투자기업인 회장단 75명 중 56명이 지지를 선언한 데 크게 고무돼 있다.

▽부동표가 당락의 변수=1일 민진당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천 총통의 지지율은 37.9%, 롄 주석은 38.8%로 0.9%포인트 차이밖에 나지 않아 오차범위(±2.7%) 내에서 박빙의 승부를 펼치고 있다. 대만 유력지 중국시보의 여론조사 결과는 천 총통 35%, 롄 주석 37%.

야당 캠프의 여론조사는 롄 주석이 35.9%로 천 총통의 25.3%를 앞서고 있으나 미결정 29.2%, 투표불참 9.6%로 부동층이 전체 유권자의 3분의 1가량이나 돼 신뢰도가 떨어진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