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경기]'러일전쟁 100주년' 러군함 다시 입항

  • 입력 2004년 2월 3일 21시 57분


코멘트
러시아 해군이 1904년 러일전쟁 때 인천 앞바다에서 일본 해군에 패하기 직전 투항하지 않고 자폭한 러시아 해군 장병을 기리는 행사를 10∼12일 인천에서 갖는다.

러일전쟁 100주년을 맞아 치러지는 이 행사를 위해 미사일 순양함 ‘바르약’(1만1700t)과 대형 구축함 ‘애드미럴’(8500t), 소형 구축함 ‘코레예츠’(1200t) 등 3척의 러시아 군함이 장병 875명을 태우고 10일 인천항에 입항한다.

바르약과 코레예츠는 1904년 2월 9일 인천 앞바다에서 일본 함정 10여척과 해전을 벌이다 침몰한 함정과 같은 이름. 당시 이들 군함에는 770여명이 타고 있었지만 패전 위기에 몰리자 자폭했다.

러시아 해군은 10일 낮 12시경 러시아 함정이 침몰한 인천 남항 인근 석탄부두 앞에서 해상 헌화식을 갖는다.

또 11일에는 연안부두 해상공원에서 자신들이 제작한 추모비를 세우는 행사를 연다. 12일에는 인천항 1부두에서 인천 시민에게 함정을 공개하며 오후 6시 인천실내체육관에서 러시아 무용단과 군악대가 공연한다.

인천시는 당초 러시아 해군 추모비를 건립해줄 계획이었지만 한국 침략전쟁으로 희생된 러시아 해군을 왜 추모하느냐는 시민단체의 반발에 따라 백지화했다.

일부 시민은 러시아 해군이 자체적으로 추모비를 세우는 것과 관련해서도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해군 인천해역방어사령부 오광춘 정훈장교는 “한국과 러시아의 우호 증진을 위해 러시아 해군이 자체적으로 전쟁 희생자를 기리는 행사를 여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다”고 밝혔다.

인천시립박물관의 한 학예연구사는 “추모비 건립은 역사적인 측면에서 문제가 있지만 일본과 러시아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관광자원으로 삼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박희제기자 min0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