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인상 시사… 외환 - 증시 출렁

  • 입력 2004년 1월 29일 19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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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28일(현지시간) 초저금리 정책 기조의 수정 가능성을 내비치자 뉴욕 증시가 급락하고 달러화 가치가 반등하는 등 증시와 외환시장이 출렁거렸다.

FRB는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단기금리 지표가 되는 연방 기준금리를 현행 연 1.0%로 유지하기로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그러나 FRB는 작년 8월 이후 성명 때마다 사용해온 “(초저금리를) 상당기간(a considerable period) 유지할 수 있다”는 표현을 이날 성명에서는 삭제해 2000년 이후 처음으로 연방 기준금리의 인상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이는 빠르게 살아나고 있는 경기 상황을 반영한 것이다.

이 발표 직후 오전 상승세를 보이던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급락세로 돌아서 전날보다 141.55포인트(1.33%) 하락한 10,468.37로 거래를 마쳤다. 작년 10월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나스닥종합지수도 1.83%,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1.36% 각각 하락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유로화와 일본 엔화에 대해 모두 가치가 오르는 등 강세를 보였다.

상당수 월가의 전문가들은 고용시장이 본격적으로 되살아나야만 FRB가 연방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1990, 91년 경기침체 이후에도 ‘고용 없는 성장’이 나타났으나 일자리가 420만개가 생겨난 94년 2월에 가서야 FRB가 금리를 인상했기 때문.

골드만삭스의 수석이코노미스트 빌 드들리는 “미 연준의 기본생각이 바뀐 것은 아니다”며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낮기 때문에 저금리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금리인상 시기를 내년 중반으로 잡아온 예측을 수정하지 않았다.

모건스탠리의 수석이코노미스트 데이비드 그린스로도 “시장에 금리인상 가능성을 예고해놓은 수준”이라고 평가하고 “미 금융당국이 주가의 단기급등에 대해 우려하기 시작한 것으로도 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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