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 태권도협회장 이기형씨 피살

  • 입력 2004년 1월 13일 18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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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에서 20여년간 태권도 보급에 힘써온 이기형 페루 태권도협회 회장(53·사진)이 9일 오후(현지시간) 수도 리마 시내 자택 근처에서 강도가 쏜 총탄에 맞아 숨졌다.

페루 주재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이씨는 이날 오후 5시20분경 시내 한 은행에 들른 뒤 귀가하던 중 은행에서 돈 찾는 것을 보고 쫓아온 강도 4명에게 붙잡혀 몸싸움을 벌이다 이 중 한 명이 쏜 총탄에 맞았다.

이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30여분 만에 숨을 거뒀다고 대사관측은 전했다.

경찰은 강도용의자 4명 중 1명을 붙잡고 나머지 3명을 추적 중이다.

세계 태권도선수권 우승자 출신인 이씨는 1980년 페루에 정착해 태권도 도장을 열었다. 페루 대통령 경호원과 군경을 지도하는 태권도 교관을 지내 페루에서 잘 알려진 유명인사였다.페루의 주요 일간지들은 이날 이씨의 강도 피살 사건을 일제히 주요 기사로 전했다. 12일 리마에서 거행된 이씨의 영결식에는 제자 및 동료 100여명이 참석했으며 알레한드로 톨레도 대통령의 부인도 조문을 왔다. 이씨는 태권도 보급과 한-페루 양국 관계 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14일 페루 주재 한국대사관에서 국민훈장 동백장을 받기로 돼 있어 주위 사람들을 더욱 안타깝게 했다. 유족은 부인과 1남1녀.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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