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테러 위협 세계 강타

  • 입력 2003년 12월 24일 17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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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람 과격세력들이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틈 타 테러를 자행할 것이라는 정보에 따라 미국에 이어 영국 터키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등도 경보를 울리고 있다.

이들 나라는 알 카에다의 테러계획 일부를 구체적 수준에서 입수했지만 전모를 파악한 것은 아니어서 해당 지역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미국=이미 테러경보를 '코드 오렌지'로 올린 미국 정부는 23일 바레인 내의 미국인들에게 "테러첩보가 있으니 크리스마스부터 1월2일까지 외국인이 많은 곳과 불필요한 여행을 피하라"고 권고했다.

이날 MSNBC 방송은 오사마 빈 라덴이 외국 항공기를 납치해 미국에 테러를 가할 것이라는 구체적인 공격 계획을 승인했다고 정보 관리들의 말을 빌어 전했다. MSNBC는 알 카에다가 테러에 이용될 수 있는 특정 비행기편명까지 확보하고 있으며 공격 대상으로서 인구 2000여명의 시골마을인 버지니아주 태퍼해넉을 대상에 올려두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는 안전지대가 없다는 공포감을 심어주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또한 1월 대규모 회의와 무역박람회가 예정된 라스베이거스도 대상에 올라있었다는 것이다.

또다른 정보 관리는 원유를 선적하는 알래스카 발데즈 항 등 미 본토 외곽의 시설이 주요 타격대상이라는 정보도 들어왔다고 밝혔다.

미 정보당국은 여객기보다 화물기가 탈취될 수 있다고 보고 있으며, 미 정부는 유럽과 중남미에서 출발하는 민항기들에 대해 검문검색을 철저히 해 줄 것을 해당국들에게 요청했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23일 "현재 미국의 테러위협은 심각한 상태"라고 밝혔으며 리처드 마이어스 미 합참의장은 "미 전역의 공군 전투기가 비상 대기 중"이라고 밝혔다. 미 전역의 댐 다리 핵발전소 화학공장 등 테러 우려가 높은 모든 시설에 대한 경계도 대폭 강화됐다. 미 원자력규제위원회(NRC)는 핵 발전시설에 대한 특급 경계령을 발동했다.

▽터키=터키 경찰은 이슬람 과격 세력이 크리스마스 연휴기간 중 자국내의 서방 목표물과 유명 쇼핑몰 아크메르케즈 등에 대해 대규모 테러를 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비상경계근무에 들어갔다. 경찰은 이미 테러범들이 시리아를 통해 잠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영국=경찰은 연말인 31일에는 런던시내 트라팔가 광장, 의회 광장 등 도심에는 10만 명이 운집할 것으로 보고 지난해보다 500명이 많은 3000명의 경찰을 배치하기로 했다. 경찰은 "위협에 대한 특별한 정보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영국 내에서는 상당히 높은 수준의 테러 경보가 발령된 상태"라고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알 카에다의 분파인 알하마라마얀 여단이 최근 사우디 정권에 대한 공격을 강화하겠다며 선명성을 기치로 알카에다로부터 분리 독립해 나와 테러 위협이 한층 더 높아졌다. 경찰은 사우디의 알 카에다 내에서는 최근 사우디 정권을 공격해야 한다는 분파와 미국인들을 공격해야 한다는 분파가 격렬한 논쟁을 벌였으며 양 분파가 서로 갈라섰다.

한편 인도네시아 역시 연말연시 테러를 우려해 경계령을 강화했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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