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꿔 바꿔”… 舊蘇 ‘그루지야 신드롬’

입력 2003-12-03 18:55수정 2009-09-28 0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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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소련에서 독립한 국가들 사이에 ‘그루지야 신드롬’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그루지야에서 일어난 시민혁명으로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대통령이 물러난 데 자극받아 기존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민주화 열기가 고조되고 있는 것. 대부분의 국가가 장기집권과 철권통치로 몸살을 앓고 있는 이들 국가에서 그루지야 사태가 도화선이 되어 ‘민주화 도미노’가 벌어질지 관심사다.

그루지야에 이어 ‘정권교체 국가 2호’로 떠오른 나라는 발트해 연안의 리투아니아.

리투아니아 의회는 2일 러시아 마피아 조직과의 연계 의혹을 받고 있는 롤란다스 팍사스 대통령에 대한 조사위원회 보고서를 압도적으로 승인하고 본격적인 탄핵 절차에 들어갔다. 팍사스 대통령은 ‘정치적 음모’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으나 이미 정치적으로 고립돼 탄핵을 피하기 어려운 상태다. 리투아니아에서는 지난달부터 그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중앙아시아 타지키스탄 에모말리 라흐모노프 대통령은 최근 전군에 경계태세 강화 명령을 내렸다. 정계에 그루지야 방식의 정권교체 시나리오를 담은 괴문서가 나도는 등 정국이 불안해졌기 때문이다. 수도 두샨베 시장과 상원의장 등이 이 시나리오의 작성자로 지목되고 있다. 2005년 총선에 공산당과 이슬람주의 정당 등 모든 야당이 단일전선을 형성해 92년부터 집권하고 있는 라흐모노프 정권을 몰아낸다는 것이 시나리오의 내용.

특히 미국 국무부 고위관계자가 최근 타지키스탄을 방문해 야당 지도자를 만난 데 이어 미국의 백만장자 조지 소로스가 동유럽의 민주화를 위해 설립한 소로스재단까지 활동을 시작한 것이 라흐모노프 대통령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셰바르드나제 전 대통령은 퇴진 후 그루지야 사태의 배후로 미 정부와 소로스재단을 지목했었다.

레오니트 쿠치마 대통령의 철권통치가 9년째 이어지고 있는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에서도 지난달 27일부터 내각사퇴를 요구하는 시위가 계속되고 있다. 야당 지도자들은 “반국민적 지도자를 몰아낸 그루지야의 선례를 따르자”고 호소해 시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몰도바 수도 키시네프에서도 최근 블라디미르 보로닌 대통령 정권에 반대하는 시위가 일어났고 10월 부자간 권력 세습이 이뤄진 아제르바이잔과 올해 총선 이후 부정선거 시비가 가시지 않고 있는 아르메니아에서도 정권에 대한 국민 반감이 커 언제라도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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