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서핑하다 상어에 사고당한 해밀턴 “다시 서핑 도전”

  • 입력 2003년 11월 26일 18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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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핑을 하다 상어의 공격을 받아 한 팔을 잃은 미국 소녀가 ‘비극의 여 주인공’에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세계적 유명인으로 떠올랐다.

하와이에 사는 13세 베타니 해밀턴이 그 주인공. 해밀턴양은 국제적인 규모의 파도타기 대회에서 몇 차례 우승한 전력이 있는, 장래가 촉망되는 일류 서퍼(파도타기 선수)였다. 그러나 지난달 31일 서핑의 ‘메카’로 알려진 하와이의 ‘노스 쇼어’에서 파도타기를 하던 중 사납기로 유명한 타이거 상어의 공격을 받아 왼쪽 팔 전체를 잃었다.

이 사건으로 해밀턴양은 전국적인 방송 등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으면서 미국 전체에 알려졌다. 좌절하지 않고 의연하게 다시 서핑에 도전하겠다는 강인한 의지가 더욱 그를 빛냈다.


베타니 해밀턴은 상어의 공격을 받기 전 촉망받는 서퍼였다(오른쪽). 상어에 의해 왼팔을 잃은 뒤에도 그는 여전히 자신의 삶과 미래에 대해 낙관적이다. -사진제공 BHSW

지난주 미 NBC 방송의 ‘투데이’ 프로그램에서 매트 로러 기자는 해밀턴의 아버지 톰에게 “당신의 딸은 이제 전 세계 십대 가운데 가장 유명한 사람이에요. 제시카 린치(이라크전쟁에서 포로가 됐다 구출된 미군)의 인기를 능가합니다”라고 말했다.

해밀턴양은 21일 ‘굿모닝 아메리카’와 시사프로 ‘20/20’ 출연을 시작으로 TV에 데뷔해, CNN의 ‘래리 킹 라이브’에도 모습을 비췄다. 미국의 양대 토크쇼인 ‘제이 르노 쇼’와 ‘데이비드 레터맨 쇼’에도 출연 일정이 잡혀 있다. 또 몇몇 출판사는 해밀턴양의 이야기를 책으로 낼 계획.

해밀턴양은 언론에 등장해 자신의 운명에 초연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25일 CNN 방송에서 “추수감사절인 27일 다시 파도타기에 나서겠다. 상어는 전혀 무섭지 않다”고 웃으며 말했다.

그는 또 다른 인터뷰에서는 자신의 왼팔을 빼앗은 그날의 사건에 대해 “내 인생에 대한 하나님의 계획이었다. 계속 (신의 뜻대로) 살아갈 것”이라며 자신에게 닥친 비극을 담담히 받아들였다. 인터넷에는 그를 돕기 위한 웹사이트가 4개나 생겼고, 매일 수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고 있다.

해밀턴양은 다음달 의수(義手)를 달기 위해 의사들을 만날 계획. 그는 “유명한 서퍼 가운데도 팔을 잃고 선수 생활을 계속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며 “반드시 서퍼로 성공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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