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 혐의 美 前CEO 초호화 생활…우산걸이가 1800만원

  • 입력 2003년 11월 26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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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6억원을 호가하는 아파트에 1800만원 상당의 우산걸이, 720만원짜리 샤워커튼과 396만원짜리 쓰레기통.

로마황제의 얘기가 아니다. 기업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미국 타이코 인터내셔널의 데니스 코즐로스키 전 최고경영자(CEO·사진)가 살던 아파트를 설명한 것이다. 이 초호화 아파트는 25일 법정에서 내부가 공개됐다.

2002년 5월과 2003년 6월 촬영된 15분짜리 비디오테이프에는 이 밖에도 50만달러(약 6억원)를 들인 현관홀 장식품도 담겨 있다. 6000달러짜리 샤워커튼은 하녀들이 사용하는 욕실에 달려 있었다.

모네 르누아르 등 인상파 화가들의 작품도 10여점 눈에 띄었다. 코즐로스키 전 CEO는 횡령 외에도 미술품 매매를 이용한 세금 탈루 혐의도 받고 있다.

뉴욕 5번가 950번지 10층과 11층에 위치한 이 아파트는 구입가격이 약 1800만달러(약 216억원)이며 개조하고 가구를 들여놓는 데 별도로 1400만달러(약 168억원)가 들어갔다. 이 돈은 대부분 회사 자금으로 충당됐다.

지난달 28일에는 코즐로스키 전 CEO가 재임 시절 부인에게 회사돈 210만달러(약 25억원)를 들여 생일파티를 열어 준 장면이 담긴 비디오테이프가 법정에서 공개됐다. 파티는 2000년 11월 지중해 사르데냐 섬의 한 호텔에서 1주일 동안 계속됐다. 로마시대 분장을 한 젊은 남녀들이 흥을 돋우는 장면이 포함돼 있다.

코즐로스키씨는 95년 타이코 인터내셔널의 CEO로 취임한 뒤 인수합병으로 회사 규모를 키워 비즈니스위크가 선정한 ‘올해(2001)의 경영자 25인’에 뽑히기도 했으나 지난해 5월 전 재무이사 등과 함께 회사 공금 약 6억달러를 횡령한 혐의로 기소됐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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