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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11월 25일 18시 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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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러 앞 다퉈 사태 해결 중재=러시아는 그루지야 상황이 심각해지자 22일 이고리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현지로 급파했다. 그는 사임 발표 때까지 예두아르트 셰바르드나제 전 대통령과 함께 머물며 야당측과의 중재에 앞장섰다.
미국은 제임스 베이커 전 국무장관을 7월 그루지야로 보내 공정한 총선을 요구했다. 이어 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지난 주말 이틀 연속 셰바르드나제 전 대통령과 통화하면서 “당신의 시대는 갔다”며 퇴진 압력을 넣었다.
그루지야의 지정학적 중요성 때문에 어떻게든 사태를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데 이해가 일치한 것.
미국은 에너지 보고(寶庫) 카스피해의 석유를 서방으로 실어 나를 아제르바이잔∼그루지야∼터키간 BTC 송유관 건설을 지원하고 있다. 중동에의 석유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핵심 프로젝트다.
미국의 움직임은 카스피해 석유에 대한 전통적 지배권을 누려온 러시아를 긴장시켰다. 더구나 그루지야 북부 산악지역은 러시아로부터 분리독립운동을 펴고 있는 체첸 반군의 요새. 그루지야에서 폭력사태가 발생하면 혼란을 틈타 반군이 준동할 가능성이 높다.
셰바르드나제 전 대통령은 24일 “일부 외국조직과 대사관들이 야당세력을 배후조종해 나를 퇴진시켰다”고 비난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전했다.
양측은 그루지야의 새 정권에 대한 ‘러브콜’에도 경쟁적으로 나섰다. 파월 미 국무장관은 24일 니노 부르자나제 임시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지원 의사를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차기 대통령이 러시아와의 전통적 우호 관계를 복원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새 정부 1월 중 수립=니노 부르자나제 임시대통령은 24일 TV 연설에서 국가비상사태를 해제하고 대선 일정을 밝히는 등 정국 정상화에 나섰다. 늦어도 내년 1월 초 대선이 실시될 전망.
한편 셰바르드나제 전 대통령은 독일 ZDF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독일을 좋아하지만 내 조국은 그루지야로, 이곳에 머물러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낀다”고 말해 독일 망명설을 일축했다. 외신 종합 연합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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