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 총선 급진야당 승리

  • 입력 2003년 11월 25일 00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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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실시된 크로아티아 총선에서 1991년 유혈사태 끝에 크로아티아 독립을 이끈 크로아티아민주동맹(HDZ)이 현 집권당인 사회민주당(SDP)을 누르고 승리했다.

이에 따라 크로아티아는 2000년 민족주의 세력이 실각한 뒤 3년여 만에 다시 과격 민족주의 세력이 집권할 것이 확실하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크로아티아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개표가 90% 진행된 상황에서 고(故) 프라뇨 투지만 전 대통령이 창설한 HDZ가 61석을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비슷한 노선의 다른 정당과 연합할 경우 민족주의 세력은 최대 75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SDP는 44석을 얻었으며, 군소 정당과 연합할 경우 65석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보 사나데르 HDZ 대표는 “HDZ가 새로운 정부를 구성하라는 유권자의 명령”이라며 “우리는 이번 선거에서 유일하고 명확한 승리자”라고 선언했다.

이번 총선 결과는 현 SDP 연정의 경제발전 실패에 대한 유권자들의 실망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친서방 성향의 중도좌파 SDP 연정은 강력한 시장 경제 개혁을 추진했지만 실업률 증가 등으로 국민의 불만을 샀다.

한편 과격 민족주의 세력의 재집권에 대한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HDZ는 “과거의 서방 배격 노선을 폐기했다”며 “크로아티아를 유럽의 주류로 편입시킬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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