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총리, 귀빈 오찬에 ‘사과주스 외교결례’논란

  • 입력 2003년 11월 21일 19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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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빈에게 사과주스를 대접하다니….”

마티 반하넨 핀란드 총리가 미하일 카샤노프 러시아 총리를 홀대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카샤노프 총리는 반하넨 총리의 초청으로 17∼18일 핀란드를 공식 방문했다. 반하넨 총리 내외는 관례대로 카샤노프 총리 내외를 관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했다.

그런데 식탁에 포도주 등 주류는 전혀 없이 음료수로 사과주스만 달랑 나왔다는 것. 비록 점심식사였지만 공식 석상이었던 만큼 포도주가 식탁에 오르고 형식적으로나마 건배를 하는 것이 외교 관례.

더구나 러시아나 러시아의 식민지였던 핀란드는 귀한 손님이 오면 점심이라도 꼭 보드카를 내는 것이 전통이다. 이 때문에 당시 참석자를 통해 뒤늦게 이 사실을 확인한 러시아 언론은 카샤노프 총리에 대한 손님 접대가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양국 총리는 주스로 건배를 하기도 뭣해서 어색한 분위기 속에서 비프스테이크로 서둘러 점심을 마쳤다는 후문이다.

이에 대해 반하넨 총리는 “오찬 장소가 관저였기 때문에 어린 자녀들에게 점심 때부터 술 마시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반하넨 총리는 평소에도 술을 입에 대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카샤노프 총리는 ‘낮술’도 사양하지 않는 스타일. 그는 최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으로부터 “담배를 너무 많이 피운다”는 핀잔을 받고 담배를 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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