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라크 북부 종전후 최대 폭격

  • 입력 2003년 11월 19일 19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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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주둔 미군이 18일 저항세력을 소탕하기 위해 이라크 북부 3개 도시를 대상으로 5월 1일 종전 선언 이후 최대 규모의 공습을 단행했다.

미군이 6일째 벌이는 ‘쇠망치 작전’은 갈수록 강도가 높아지면서 민간인 피해도 커져 과잉대응 논란이 일고 있다.

▽쇠망치 작전=미군은 이날 F-15 전투기와 아파치 헬리콥터 등을 동원해 바그다드 북동쪽 50km 지점의 바쿠바와 바그다드 북쪽 100km 지점의 사마라, 사담 후세인 전 대통령의 고향인 티크리트를 집중 폭격했다.

특히 F-15 전투기는 저항세력의 은신처와 지휘부로 추정되는 목표물에 각각 226kg이 넘는 폭탄 10여발과 위성유도 미사일 등을 퍼부었다. 폭격지역은 이라크 저항세력이 로켓추진 총류탄(RPG)을 이용해 매복공격을 자주 해 ‘RPG 통로’라고 불리는 지역이다.

폭격으로 인한 사망자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며, 미군은 탱크와 장갑차를 이용한 수색작전도 병행해 바그다드 서부 라마디 지역에서 저항세력 26명을 체포하는 등 모두 30명을 붙잡았다.

▽수색·체포에서 사살·폭격으로=미군은 지금까지 저항세력을 수색, 체포하는 데 주력해왔다. 그러나 저항세력의 ‘빨치산식’ 게릴라전으로 치누크 헬기가 격추되는 등 피해가 커지자 ‘공세적 반격’으로 전환했다.

미군 고위 관계자는 이번 폭격을 ‘무제한 작전’으로 불렀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티크리트 주둔 미 제4사단 대변인인 고든 테이트 소령은 “우리는 (저항세력에)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그들은) 우리와 맞서 죽든지, 도망가든지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미군은 저항세력의 도로매설 폭탄공격에 대처하기 위해 ‘도로변에서 땅을 파는 사람이 발견되면 즉각 사살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무기를 휴대하고 있는 사람은 누구든지 사살하라는 명령도 떨어진 상태다.

▽과잉대응 논란=미군은 17일 티크리트에서 이라크 특수부대인 페다인 소속 10대 민병대원 2명을 붙잡겠다고 들이닥쳤다. 체포에 실패한 미군은 55세의 이라크인을 대신 붙잡고 주민들을 소개시킨 뒤 가옥을 폭격해 파괴시켰다.

이라크 시아파 지도자들은 18일 바그다드 내 사드리시티에서 미군이 총을 쏴 민간인 3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목격자들은 한 이라크인이 총을 구입해 시험발사를 하자 순찰 중이던 미군이 시장 쪽을 향해 총격을 가했다고 전했다.

프랑스 외교국방연구소의 프랑수아 게르 소장은 미군의 쇠망치 작전을 빗대 “이는 쇠망치로 파리를 잡으려는 격”이라고 작전의 효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이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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