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기 사형수, 中 조폭두목 충격적 수감생활에 대륙 경악

  • 입력 2003년 11월 6일 18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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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죄로 3일 사형된 한 깡패 두목의 수감생활에 얽힌 교도소 비리가 중국 사회를 경악케 했다. 교도소 관계자들에게 거액의 뇌물을 먹여 감형을 받아냈는가 하면 감옥 안으로 매춘부를 불러들이고 여자 교도관을 자신의 정부(情婦)로 삼았으며, 허위 진료서류로 치료감호 조치를 따내 석방된 뒤 또다시 살인을 저질렀기 때문.

▽전력=100여명의 부하를 거느린 쩌우셴웨이(鄒顯衛·40)는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 경제개발구를 근거지로 대형 나이트클럽을 비롯한 야간업소와 음식점을 차려 1000만위안(약 15억원)이 넘는 돈을 벌었다. 그는 잔인하고 칼 쓰기에 능했다고 한다.

92년 10월 부하들과 함께 라이벌 조직을 습격해 두목을 엽총으로 쏘아 죽인 뒤 해외로 도피했다가 검거돼 95년 사형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다른 범죄조직의 정보를 경찰에 넘긴 대가로 2년간 사형집행 유예를 받았다.

▽수감생활=랴오닝성 와팡뎬(瓦房店)교도소에 수감됐던 그는 다롄교도소 소장에게 5000위안(약 75만원)과 아파트 한 채를 상납하고 96년 다롄교도소로 ‘거주지’를 옮겼다. 교도소장과는 호형호제하는 사이가 됐다.

96년 가을 교도소는 경비 조달을 위해 산하 기업을 만들어 쩌우를 책임자로 임명했다. 이때부터 그는 회사 일을 핑계로 바깥출입을 자유롭게 했다. 교도소장의 벤츠 승용차로 매춘부를 교도소로 불러들이기도 했다.

교도소장은 97년 설을 앞두고 쩌우에게 떡값을 요구해 10만위안(약 1500만원)을 받았다. 그 대가로 교도소 내에 침실 3개와 거실, 컬러TV, 냉장고, 에어컨, VCD, 일반전화 등을 갖춘 호화주택을 지어 주었다. 차출된 죄수 2명이 하인처럼 쩌우의 시중을 들었다.

교도소의 왕으로 군림한 쩌우는 말을 듣지 않는 죄수는 린치를 가하고, 충성하는 죄수는 돈을 받고 교도소장에게 건의해 감형하거나 가석방시켰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누리는 그에게 반한 유부녀 교도관 한 명은 정부 노릇을 자청했다.

▽감형=97년 쩌우는 교도소장에게 감형을 요구했다. ‘위 사람은 교도소에서 발생한 화재를 진압하는 데 결정적인 공을 세웠고 모범적인 수형생활을 하고 있음’이라고 쓴 가짜 서류 한 장으로 17년형으로 감형됐다. 10만위안 단위로 매년 뇌물을 바친 끝에 99년 다시 15년형으로 단축됐다.

마침내 쩌우는 그해 7월 정신질환자인 것처럼 허위 서류를 꾸며 치료감호 명목으로 교도소를 아주 떠났다. 수감 5년 만이었다.

▽종말=밖으로 나온 지 한 달 만에 그는 다시 라이벌 조직을 습격해 두목을 살해했다가 10개월 후 경찰에 붙잡혔다. 2년간의 보강수사 끝에 교도소 비리의 전모가 드러났다. 쩌우는 3일 총살형으로 생을 마감했다. 교도소 관계자들도 줄줄이 구속됐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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