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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11월 2일 17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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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전문 잡지 포천 최근호에 따르면 올해 에어버스와 보잉의 민항기 인도분은 각각 300대와 280대로 예상됐다. 총수주대수에서도 에어버스는 1500여대로 보잉의 1100대를 넘어섰다.
유럽 항공 컨소시엄인 에어버스가 ‘미국 항공기의 자존심’으로 통하는 보잉을 누를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비결은 ‘대형화’. 보잉이 단거리 지역을 오가는 중소형 항공기 생산에 주력한 반면 에어버스는 국가간 장거리 비행에 적합한 대형 항공기 제작에 힘을 쏟았다.
| 에어버스사-보잉사 비교 | ||
| 에어버스 | 보잉 | |
| 본사 | 프랑스 툴루즈.(유럽 4개국 항공 컨소시엄 EADS가 지분 80% 보유) | 미국 시카고 |
| 올 인도 대수 | 300대 | 280대 |
| 민항기 총수주대수 | 1500대 | 1100대 |
| 지난해 총매출 | 283억7000만달러 | 540억 6900만달러 |
| 최근 전략민항기 기종 | ‘A380’ 550명 탑승 가능 | ‘7E7’ 200∼250명 탑승 가능 |
| 자료:각 회사 | ||
대형 항공기는 대당 가격은 비싸지만 연료 사용이 적고 운영비용이 낮으며 대기를 덜 오염시킨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A380’형 슈퍼점보기는 대형 항공기 시장을 주도하려는 에어버스의 야심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2005년 상반기 첫선을 보일 ‘A380’은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인 보잉의 ‘747’기종보다 35% 정도 많은 555명의 탑승객을 태울 수 있다. 대당 가격도 2억8600만달러로 민간항공기 중에서 가장 비싸다.
특히 에어버스가 보잉과 달리 민항기 분야에 역량을 집중시킨 점도 보잉 추월의 배경이다. 매출의 절반을 군수항공 분야에서 올리고 있는 보잉은 최근 수년 동안 이 분야가 침체되면서 고전하고 있다.
이 밖에 총매출의 3∼3.5%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하는 보잉과 달리 에어버스는 R&D 비중이 8∼9%에 이르는 것도 강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에어버스는 1998년 이후 4개의 신 기종을 선보인 반면 보잉은 같은 기간 동안 2개의 새로운 모델을 출시하는 데 그쳤다.
그러나 에어버스의 대형화 전략에 회의적인 시선도 많아 에어버스의 1위 고수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우선 비행기 좌석수가 많아지다 보니 탑승 안락도가 그만큼 떨어진다는 비판이다.
또 대형 항공기의 주요 고객인 노스웨스트, 유나이티드 등 주요 항공사들이 9·11테러이후 재정압박에 시달리면서 구매력이 줄어든 점도 에어버스에 불리한 여건이 되고 있다.
에어버스가 기존의 보잉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판매 가격을 지나치게 낮춰 놓아 수익성이 떨어졌다는 지적도 많다.
미국 항공 컨설팅업체인 틸 그룹의 리처드 아불라피아 부사장은 “민간항공기 시장은 양자 대결 구도가 가장 선명한 산업분야중 하나”라며 “대규모 구조조정을 거치고 신기술 개발에서 앞서는 에어버스의 우세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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