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亞 - 阿출신 이민자數 할당”

  • 입력 2003년 10월 13일 19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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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규모 불법 이민으로 골치를 앓고 있는 유럽연합(EU)이 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들에 합법적 이민자 쿼터(할당)를 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영국의 더 타임스가 13일 보도했다.

하지만 이 쿼터를 받으려면 우선 불법 이민자 송환에 동의해야 한다.

해마다 EU 국가로 들어오는 불법 입국자는 약 50만명. 이 가운데 절반 정도는 범죄조직의 도움을 받는 것으로 추정된다. 범죄조직들은 불법 이민 알선을 통해 연간 120억유로(약 16조원)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민 쿼터 배정은 현재 EU 의장국을 맡고 있는 이탈리아가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이탈리아는 알바니아와 튀니지를 대상으로 이미 이민 쿼터제도를 운영 중이며 이 제도가 불법 이민을 줄이는 데 성공적이었다고 주장한다.

이에 따라 EU 집행위원회는 합법 이민의 쿼터를 노동시장 요인을 감안해 EU 가입국에 분배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EU 지도자들이 이번 주 만나 논의를 시작하지만, 전체 쿼터의 규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집행위는 지금까지 아시아와 아프리카 11개국과 쿼터 할당 전제조건인 불법 이민자 송환 문제를 협의했으나 홍콩과 스리랑카만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중국과 나이지리아 모로코 알제리 등은 불법 이민자 송환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영국 독일 등의 반대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영국은 새 제도가 도입되면 기술 숙련도와 가족관계를 고려해 이민을 허용해 온 현행 제도를 손질해야만 하기 때문. 독일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진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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