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다드 시내서 차량 폭탄 테러

  • 입력 2003년 10월 13일 01시 26분


미 중앙정보국(CIA) 바그다드 사무소가 입주한 것으로 알려진 바그다드 중심가 사둔거리의 바그다드호텔 부근에서 12일 낮 차량 폭탄 테러가 발생해 이라크인 경비원 1명 등 적어도 7명이 숨졌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 호텔에 있던 이라크 과도통치위원인 무와파크 알라비와 미군 병사 1명 등 40여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테러는 9일 바그다드 북동쪽 사드르 지역 경찰서로 돌진한 차량이 폭발해 30여명의 사상자를 낸 지 3일 만에 발생했다.

목격자들은 바그다드호텔을 향해 돌진하던 흰색 승용차를 향해 경비요원들이 4차례 총격을 가했으며 차량은 호텔 앞 대형 콘크리트 장벽에 부딪혀 폭발했다고 전했다. 이 장벽은 6주전 같은 장소에서 차량 폭탄 테러 기도가 있은 뒤 설치된 것이다. 테러차량이 이 장벽에 막히는 바람에 호텔 붕괴 등 대형 참사는 피했다.

이날 폭발로 바그다드호텔 벽 일부가 훼손됐으며 파편이 인근 건물 3층까지 날아들었다. 일부 목격자들은 이번 테러범이 수염을 기르지 않았고 얼굴색이 덜 검다는 점에서 이라크인이 아닐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공격은 바그다드 호텔 파괴를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바그다드호텔에는 미 정부 관리들과 비밀 요원들이 묵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폴 브레머 이라크 주둔 미 최고행정관은 테러 발생 직후 성명을 내고 “이라크 경찰과 협조해 테러 관련자들을 색출, 법의 심판대에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10일 시아파 최대 근거지인 사드르 지역에서 열린 이라크 무장조직 ‘메디’ 소속 민병대원 2명을 애도하는 장례식에 1만여명의 주민이 몰려 반미시위를 벌이는 등 이라크인과 주둔 중인 미군 영국군 사이에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이 민병대원들은 9일 미군과 교전을 벌이다 숨졌다.

또 9일에는 이라크 남부 바스라에서 주민들이 치안 불안을 이유로, 중부 라마디에서는 시 보건 책임자가 부당하게 체포됐다며 각각 영국군과 미군 본부를 찾아가 항의시위를 벌였다.

12일 이라크 성지인 카르발라에는 100만명에 가까운 시아파 교도들이 집결, 종교 집회를 가졌다. 그러나 이날까지 특별한 폭력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 집회는 급진 시아파 지도자인 셰이크 무크타다 알사드르가 미군 및 과도통치위원회와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열렸다.

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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