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파병국가들, 미국에 대가 요구

  • 입력 2003년 9월 28일 15시 25분


코멘트
몽골이 이라크에 174명의 전투병을 파병하자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2월 나차긴 바가반디 몽골 대통령을 백악관으로 초청, 감사의 뜻을 표했다. 그러자 몽골은 4월 미 국무부와 상무부에 자유무역협정 체결을 요청했다.

이라크 파병국가인 폴란드, 세르비아, 루마니아, 라트비아 등은 이라크 사회간접시설 건설공사 계약을 수주할 수 있게 해 달라고 미국을 압박하고 있으며 1만명의 전투병 파병을 고려중인 터키는 미국으로부터 85억 달러의 차관 지원 약속을 따냈다.

현재 이라크에서 작전 중인 외국군대의 규모는 미국을 제외하고 29개국 2만5700여명으로 이들 나라는 미국에 직간접적인 반대급부를 요구하고 있다.

방위 컨설팅 회사인 틸 그룹의 필립 피니건 군수물자 애널리스트는 "미국이 정치적 지원과 군대를 원하는 것을 아는 나라들이 협상력을 키우며 반대급부를 요구할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고 27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진단했다.

인구 200여만명의 마케도니아, 140여만명의 에스토니아 등은 작은 나라지만 미국이 유엔의 승인을 받지 못한 채 전쟁을 벌일 때 이라크에 전투병을 파병함으로써 미국에 국제적인 인증을 해 주었기 때문. 또 파병군대는 실제로 12만7000여명의 이라크 주둔 미군의 부담을 덜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미리 대가에 관한 약속을 하지 않았지만 기꺼이 지불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참전한 동유럽 국가들에게 군사원조 또는 투자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2500여명의 전투병을 파병해 이라크 중남부에서 '폴란드사단'을 지휘하는 폴란드의 경우 병력 공수, 기지 및 설비 건설비용 2억5000만 달러를 미국으로부터 지원받았다. 또 폴란드 국영항공사 LOT는 이라크 취항권을 확보했으며 폴란드 밀레니엄은행은 이라크무역은행 경영을 맡은 13개 은행 컨소시엄에도 참여하고 있다.

조란 지브코비치 세르비아 총리도 7월 워싱턴을 방문,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으로부터 이라크 재건에 세르비아 기업의 참여를 약속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지브코비치 총리는 이라크 재건사업을 따낸 벡텔사 관계자로부터 사업에 참여하기 위해 등록하는 방법을 브리핑 받기도 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