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박사과정도 아웃소싱…외부연구소가 학생선발 교육

  • 입력 2003년 9월 5일 18시 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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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학생 감소로 대학의 생존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박사과정 대학원생 선발과 교육을 모두 외부 기관에 위탁하는 대학이 등장했다.

일본 도쿄(東京) 인근의 첨단 학술연구도시 쓰쿠바(筑波)에 있는 국립 쓰쿠바대는 내년 새 학기부터 ‘수리(數理)물질과학연구’ 박사과정 대학원생(정원 8명)에 대한 선발시험과 교육 및 평가를 외부 전문기관에 맡기기로 했다.

5일 대학에 따르면 나노테크(초미세기술) 분야에서 일본 내 최고 연구기관으로 꼽히는 ‘물질재료연구기구’(과거 국립연구소였으나 현재는 별도 법인)에 학생 선발, 교육, 박사학위 심사권을 모두 주기로 했다.

이에 따라 겸임교수로 임명되는 연구소 전문가 18명이 학생 선발과 성적 평가는 물론 박사학위 심사 등 학사권을 모두 행사하게 된다. 대학측은 “연구소의 최신 설비와 인력을 활용해 최첨단 분야의 전공 과정을 운영할 수 있어 대학 이미지가 좋아지고 졸업생은 그만큼 취업에 유리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연구소측은 “연구자 평균 연령이 45세로 ‘고령화’돼 문제가 되고 있는데 박사과정을 운영하게 되면 20대 인재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일부 연구자는 “연구도 힘든데 학생 교육까지 어떻게 하느냐”며 불평하고 있다.

학술연구계획도시인 쓰쿠바시에는 일본 최고 수준의 연구기관 27개, 연구자 8000명이 있는데 이 중 박사가 4500명에 이른다.

내년 4월 독립된 행정법인으로의 탈바꿈을 앞두고 있는 일본의 국립대는 학생 선발과 학사운영 등에 자율권이 주어지나 정부 예산 지원확대는 기대하기 어렵게 된다. 따라서 각 국립대는 기업이나 연구소 등과 제휴해 특이한 과정을 만들어 우수한 학생을 확보하는 한편 재정 운영의 안정성도 꾀하려 하고 있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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