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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3년 8월 29일 18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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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가진 사계절의 아름다움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다. 화려한 자수가 놓인 듯한 단풍, 나뭇가지에 소복이 쌓인 눈, 거리를 뒤덮은 벚꽃과 개나리 진달래 등…. 이렇게 뚜렷한 사계절을 활용해 스키관광 코스, 봄 벚꽃놀이, 가을 단풍놀이 코스 등을 관광 상품으로 개발하는 것은 어떨까. 특히 중국 관광객의 경우 스키를 즐기기 위해 한국을 방문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동해를 접하고 있는 청정지역 강원도는 세계적인 스키 리조트로 개발하는 데에 손색이 없어 보인다.
다른 한편으로는 ‘보는 여행’에서 ‘체험하고 참여하는 관광’으로 바뀌는 추세에 맞출 필요가 있다. 특히 한류 붐 덕에 한국 스타와 한국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지 않은가. 콘서트, 마사지, 찜질방, 김치 만들기 등 한국의 풍물과 문화를 직접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상품도 전망이 밝을 듯하다. 떡 만들기, 인삼 밭 체험, 녹차 제조 및 시음 여행 등의 프로그램을 외국인 입맛에 맞춰 개발한다면 관광객 유치는 물론이고 상품 수출로까지 이어질 것이다.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홍보와 마케팅도 필요하다.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는 물러갔지만 외국인에게 아시아는 아직도 위험 지역이다. 특히 한국은 북한 핵문제 등 불안 요소가 많은 나라로 비치고 있으며, 싱가포르 베트남 중국 태국 등과 비교했을 때 미지의 나라에 가깝다. 이는 한국이 레저 관광 국가로서 발전할 여지가 많다는 뜻이다. 사스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청정 이미지와 안전하고 흥밋거리가 많은 이미지를 적극 홍보해야 한다. 얼마 전 노무현 대통령이 직접 한국 홍보 광고물에 출연한 것도 좋은 출발이라고 본다.
하지만 홍콩 태국 싱가포르 등 아시아의 대표적 관광 국가들과 비교하면 한국은 아직 갈 길이 멀다. 단적인 예로 CNN 등 외신에서 한국 관련 광고물은 거의 볼 수 없다. 태국 인도네시아 등 다른 아시아 관광국가의 화려하고 매력적인 홍보 영상은 외국인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일본이나 대만 등의 젊은 관광객들을 타깃으로 한국의 영화 드라마 문화 산업을 부각한 광고물도 좋고 음식이나 문화공연을 소개하는 것도 좋다. ‘매혹적인 태국(Amazing Thailand)’과 같이 간단하면서도 한번 들으면 잊혀지지 않는 슬로건도 개발해 보자.
2002년 한일 월드컵 성공과 2010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은 세계의 이목을 다시 한번 한국에 집중시켰다. 관광은 투자액의 수십 배를 거둬들이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경쟁국들은 시장을 선점하려고 전쟁 중이다. 이런 때일수록 관광산업 종사자뿐 아니라 온 국민이 한국을 ‘꼭 방문하고 싶은 나라’로 만들길 바란다.
▼약력 ▼
1962년 호주 생으로 시드니대에서 음악과 심리학을 전공. 1981년 하얏트 인터내셔널 그룹에 입사한 뒤 20년 이상 호텔 산업에 종사. 지난해 7월 W서울 워커힐 호텔 총지배인으로 취임해 6성급인 W호텔의 한국 진출을 지휘하고 있다.
마틴 존스 W서울 워커힐 호텔 총지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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