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슈퍼우먼' 마사 스튜어트 끝내 추락하나

  • 입력 2003년 6월 4일 19시 04분


‘마사 스튜어트의 전설’은 끝나는가.

‘살아있는 브랜드’ ‘스타일의 대가’로 불리는 마사 스튜어트(61·사진)가 미국 연방 검찰에 의해 부당내부거래 혐의 등으로 연방 대배심에 기소될 예정이라고 그녀가 경영하는 마사 스튜어트 리빙옴니미디어가 3일 발표했다.

CNBC TV는 “스튜어트씨가 곧 기소돼 체포될 가능성이 있다”며 “기소 즉시 회사의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스튜어트씨는 3일 열린 이 회사 주주총회에서 녹화물을 통해 자신은 회사를 그만두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튜어트씨는 2001년 미 식품의약국(FDA)이 생명공학업체 임클론이 개발한 항암치료 신약의 승인을 거부하기 직전 이 회사 주식 4000여주를 매각해 내부정보를 이용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스튜어트씨는 임클론의 전 CEO로 주식 부당내부거래 사실을 시인한 새뮤얼 왁살과 오랜 친구 사이다.

1년여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미국 언론들은 스튜어트씨가 경영에서 물러날 경우 앞으로 그의 기업들은 어떻게 될 것인지에 대해 자주 보도했다. 뉴욕 타임스는 4일 스튜어트씨가 은퇴할 경우 생활관련 회사들은 잘 버티겠지만 그가 주도해온 여러 잡지들은 광고난 등으로 위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폴란드계 제약사 영업사원의 딸로 태어난 스튜어트씨는 어려서부터 요리 바느질 화단가꾸기 등에 남다른 소질을 보였다. 대학에서 건축사를 공부하고 월가에서 증권 브로커를 하다 주문요리 배달업으로 오늘의 생활용품 제국을 일으킨 입지전적인 인물이다.환상적인 테이블 세팅을 곁들인 그의 주문음식은 큰 화제가 됐고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살림기법’을 팔기 시작, 궁극적으로 각종 매체를 통해 복고풍을 띠면서도 현대적 감각이 살아있다는 ‘이미지’까지 팔았다.그러나 이번 스캔들로 요리하듯 즐겁고 유쾌한 순간을 뜻했던 ‘마사의 순간(Martha Moment)’은 부정적인 의미로 전락하고 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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