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타오 사스 덕봤다"…대응책 국민신뢰 얻어

  • 입력 2003년 5월 16일 18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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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파문이 중국의 정치, 외교 분야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이 매년 여름 허베이(河北)성 해변 휴양지 베이다이허(北戴河)에서 개최해 온 최고지도부 회의가 사스로 인해 올해 베이징(北京) 근교에서 열릴 가능성이 있다고 홍콩 언론들이 15일 보도했다.

이 회의는 매년 가을 열리는 공산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 의제를 사전 토의 결정하는 중요 회의로 마오쩌둥(毛澤東) 때부터 관행이 돼온 회의 장소가 바뀌는 것은 이례적이다.

인민들이 사스로 고통받고 있는 시점에 공산당 간부들이 휴가지에서 사무를 보는 것이 적합지 않다는 지도부의 판단에 따른 것.

홍콩의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은 16일 중국 새 지도부가 베이다이허 회의장소 변경을 검토하고 사스퇴치전에 총력을 기울여 국민의 신뢰를 얻으면서 예상보다 빨리 실권을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지난달 사스 피해가 확대되자 장쩌민(江澤民) 중앙군사위 주석에게 비밀회담을 제의해 베이징 사스 실태를 공개하고 위생부장과 베이징 시장을 경질키로 했다면서 사스가 완전 퇴치되면 후 주석 체제가 크게 안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이 신문은 덧붙였다.

한편 중국이 세계보건기구(WHO) 조사단의 대만 방문을 뒤늦게 허용함으로써 대만 내 사스 감염 사례가 급증하자 대만의 WHO 가입 문제를 둘러싸고 양안 분쟁이 재발하고 있다.

천수이볜(陳水扁) 대만 총통과 젠유신(簡又新) 외교부장은 15일 “중국은 대만의 WHO 옵서버 가입을 저지하기 위해 회원국들을 상대로 로비를 벌이고 있다”면서 “이는 대만 국민의 상처에 소금을 문지르는 것과 같다”고 맹비난했다.

장치웨(章啓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미 의회가 대만의 WHO 옵서버 가입 찬성 결의안을 통과시키자 “대만은 중국의 일부분”이라면서 “주권국가가 아닌 대만이 유엔 산하기구에 가입할 자격이 없다”고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리위안더(李源德) 국립대만대 병원장은 15일 대만의 사스 환자가 238명, 사망자가 34명으로 늘어나자 “대만의 사스 감염자가 3000명까지 급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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