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외선 카메라로 '기내 검역'…의심환자 증가세 주춤

방역당국이 입국 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검역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휴대용 ‘적외선 열화상카메라’ 10대를 이르면 5일부터 주요 검역소에 긴급 투입하기로 했다.

방역당국 고위 관계자는 4일 “인천국제공항 8대와 인천항만 및 부산검역소 각 1대 등 모두 10대의 적외선 열화상카메라를 투입해 항공기와 배가 도착하면 검역요원이 먼저 들어가 열이 나는 승객과 승무원을 최대한 빨리 찾아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적외선 카메라는 우선 7대가 인천공항에 먼저 배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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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역요원들은 38도 이상의 고열이 나는 사람을 발견할 경우 주변 승객들과 함께 별도로 입국장으로 인솔해 우선적으로 검역과 역학조사를 실시함으로써 사스 의심환자들을 선별하게 된다.

국립보건원은 이날 중국 지린(吉林)성에서 장기체류하다 지난달 27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10대 남자 유학생 1명이 2일부터 고열과 기침증세를 보임에 따라 3일 의심환자로 분류해 입원시켰다. 이로써 의심환자는 모두 15명이 됐고 이 중 3명이 입원 중이다.

보건원은 이 유학생에 대해 흉부 X선 촬영을 한 결과 정상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추가 정밀조사를 벌이는 한편 함께 입국한 가족은 자택격리를, 같은 비행기 탑승객은 추적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한편 지난달 28일 이후 사스 의심자 증가가 크게 줄어들면서 사스 유입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4일 이후 중국에서 들어오는 교민과 유학생 등이 절정기의 20∼25% 수준으로 감소한 것도 한 요인으로 지적된다.

보건원은 “중국의 교민과 유학생 등이 3만5000여명인데 이 중 40% 정도가 4일까지 모두 입국한 것 같다”며 “이번 주 비행기 예약률이 크게 떨어진 것을 보면 들어올 만한 사람들은 거의 다 입국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홍콩의 신규환자 발생이 진정기미를 보이고 중국 베이징(北京)에서도 신규환자가 정점에서 정체현상을 보이는 것도 국내 사스 유입 가능성을 낮추는 한 요소가 되고 있다.

그러나 보건원 김문식(金文湜) 원장은 “한국은 중국에 비해 1주일 정도 늦게 영향이 나타나기 때문에 현 단계에서 뭐라고 말할 수 없다”며 “특히 이미 국내에 들어와 있는 위험지역 입국자들의 발병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밝혔다.

이진기자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