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칼럼]박동현/베트남戰 '돌아오지 않는 병사들'

  • 입력 2003년 4월 28일 18시 30분


박동현
30일은 ‘베트남전쟁 종전 28주년’이 되는 날이다. 이 전쟁은 세계 근현대사에서 일찍이 볼 수 없던 ‘미국의 실패한 전쟁’으로 기록됐다. 한국 역시 베트남전쟁에 수만명의 젊은이들을 파병했고 수많은 사상자를 냈다. 게다가 전쟁 당시 뿌려진 고엽제 후유증 등으로 수많은 참전 용사들이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병상에서 신음하며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베트남전쟁이 세월에 묻혀 대중의 기억에서 잊혀져가고 있어 안타깝기만 하다.

특히 베트남전쟁으로 희생당한 한국군 전사자가 정확히 얼마나 되는지 믿을 만한 통계마저 없는 실정이다. 게다가 우리 정부는 그간 이들 희생자의 유해 확인과 송환 문제에 대해 별다른 방안을 마련하지 않았다. 그것은 노무현 정부도 마찬가지다. 참전자에 대한 당국의 무관심과 미온적 태도는 나라를 위해 희생한 이들을 두 번 죽이는 행위나 다름없다고 생각한다. 미국의 경우 아무리 적은 수라도 미군 유해가 있을 만한 곳이면 철저히 발굴해 확인 과정을 거쳐 본국으로 가져간다. 우리 정부도 빠른 시일 내에 직접 나서서 국군의 유해를 발굴하고 봉안하는 등의 성의를 보여야 할 것이다. 아울러 실종자들의 생존 여부를 파악하고 전체 참전자들의 명예를 회복하는 데에도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정부는 최근 현역 장병의 복무 기간을 단축한다고 발표했지만 살아 있는 사람들보다 국가를 위해 희생한 사람들을 우선 배려해야 할 것이다.

우리 헌법에는 ‘대한민국의 국민은 국방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래서 국가의 명령에 따라 타국의 전쟁터에 나가 숨진 우리 국군들의 흔적을 찾는 것도 국가와 후세가 당연히 해야 할 기본 의무라고 생각한다. 이역만리 정글 속에 나뒹구는 유골들을 방치하고 있다면 누가 앞으로 국가와 민족을 위해 총을 들고 나가 싸우겠는가.

이와 함께 남북한 정부 당국자들은 상호 협조해 6·25전쟁 전사자 유해 현황 조사 및 발굴 작업도 공동으로 실시해 전사자들의 유골이 그리운 유족의 품에 안길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 줄 것을 촉구한다.

박동현 ㈜대교 과장·서울 관악구 봉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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