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또 집단 사스감염 아파트주민 30명 확인

  • 입력 2003년 4월 9일 18시 41분


세계보건기구(WHO)는 8일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원인균이 코로나 바이러스일 가능성이 높다고 잠정 결론짓고 6일간에 걸친 중국 광둥(廣東)성 역학 조사를 마쳤다. 그러나 사스의 감염 경로는 여전히 오리무중인 상태다.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8일 추가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이날까지 각국의 확인된 사망자는 총 104명으로 늘었다. 홍콩에서는 아모이가든에 이어 주룽(九龍) 지역 응아우타우콕 아파트 주민 30명이 집단 감염됐다. 홍콩 병원들은 사스가 이달 말까지 확산되면 3000여명의 입원 환자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국 당국은 8일까지 총 1279명의 환자가 발생, 이 중 5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처음부터 사스 발병 사실을 숨겨왔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중국이 여전히 상황을 은폐한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최신호(14일자)에서 중국 베이징(北京) 301병원 의사의 말을 인용해 “베이징에서 알고 있는 환자만 60명, 사망자는 7명이나 되는데도 당국은 환자와 사망자 수를 각각 12명과 3명이라고 말했다”고 폭로했다.

한편 WHO 조사팀은 사스 진원지로 알려진 광둥성의 조사를 마친 뒤 “코로나 바이러스가 사스의 원인균으로 유력하지만 아직 증명된 것은 아니다”라며 “이 바이러스가 다른 병원균과 함께 사스를 유발했는지 등 병을 일으키는 작용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많다”고 말했다.

사스의 감염경로에 대해서도 고양이나 쥐, 바람 등 설만 난무하고 있다. 홍콩 보건당국자들은 아모이가든 아파트의 발병자를 중심으로 조사하면서 바퀴벌레 등이 집단 전염시켰을 가능성을 9일 제기했다. 렁팍인(梁栢賢) 위생서 부서장은 “벌레가 하수도관을 통해 이동하면서 사스 바이러스가 묻은 하수 오물들을 옮겼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지만 확인되지는 않았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외신 종합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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