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 자녀 망나니짓 보세요”…英맨체스터市 초중교에 CCTV설치 추진

  • 입력 2003년 2월 25일 18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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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하의 자녀가 학교에서 얼마나 망나니처럼 구는지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보세요.”

영국 맨체스터시가 초중학교 교실에 폐쇄회로(CC)TV 설치를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4일 보도했다.

CCTV 설치안을 제기한 시의회 교육위원회측이 설명하는 설치 목적은 ‘훈육 강화’. 쉽게 말해 학교에서 교사의 말을 전혀 듣지 않거나, 다른 학생들을 괴롭히는 장면을 녹화해 부모에게 보여주자는 것.

시의회 교육위원회측은 “문제 학생을 바로잡기 위해서는 학교뿐 아니라 부모의 역할도 큰데 요즘 문제 학생의 부모들은 교사가 자녀의 학교생활에 대해 말해줘도 ‘우리 아이가 그럴 리 없다. 아이를 왜 나쁜 아이로 몰아가느냐’며 고개를 돌리기 일쑤”라며 “말이 필요없이 필름으로 직접 확인해 보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교사노조측은 “자녀가 문제아라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하는 학부모들이 상당수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CCTV 설치는 교육에는 맞지 않는 ‘빅 브라더(Big Brother)’식 사고방식이며 교사와 선량한 학생들도 감시당하게 된다”며 반대하고 있다.그러나 시의회 교육위원회측은 “교사의 말을 전혀 듣지 않고, 떠들면서 다른 학생들을 괴롭히고 방해하는 학생들에 대처하기 위한 ‘낮은 단계의 조치’”라며 “일단 5개교에 시범실시하자”고 설득하고 있다.

이기홍기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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