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토픽]영국교실에 CCTV설치 논란

  • 입력 2003년 2월 25일 14시 47분


코멘트
"귀하의 자녀가 학교에서 얼마나 망나니처럼 구는지 눈으로 직접 확인해 보세요."

영국 맨체스터시가 초등 및 중학교 교실에 폐쇄회로TV(CCTV) 설치를 추진, 논란이 일고 있다고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24일 보도했다.

CCTV설치안을 제기한 시의회 교육위원회측이 설명하는 설치 목적은 '훈육 강화'. 쉽게 말해 학교에서 교사의 말을 전혀 듣지 않거나, 다른 학생들을 괴롭히는 장면을 녹화해 부모에게 보여주자는 것.

교육위원회측은 "문제 학생을 바로 잡기 위해서는 학교 뿐 아니라 부모의 역할도 큰데 요즘 문제 학생의 부모들은 교사가 자녀의 학교 생활에 대해 말해줘도 '우리 아이가 그럴 리 없다. 아이를 왜 나쁜 아이로 몰아가느냐'며 고개를 돌리기 일쑤"라며 "말이 필요 없이 필름으로 직접 확인해보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교사노조측은 "자녀가 문제아라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하는 학부모들이 상당수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CCTV설치는 교육에 맞지 않는 '빅 브라더(Big brother)'식의 사고방식이며 교사와 선량한 학생들도 감시당하게 된다"며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위원회측은 "교사의 말을 전혀 듣지 않고, 떠들면서 다른 학생들을 괴롭히고 방해하는 학생들에 대처하기 위한 '낮은 단계의 조치'"라며 "일단 5개교에서 시범실시하자"고 설득하고 있다.

이기홍기자 sechep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