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佛-獨에 무역보복 조짐…포도주 수입 금지 검토

  • 입력 2003년 2월 13일 18시 38분


미국 공화당 일부 의원들이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는 프랑스 및 독일에 보복성 무역제재를 검토하는 등 양측간 외교분쟁이 무역분쟁으로 비화할 조짐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3일 보도했다.

데니스 해스터트 미국 하원의장은 프랑스산 포도주와 생수 수입금지 조치를 검토하자고 12일 의회에 제안했다. 표면적인 이유는 “프랑스산 포도주를 만들면서 색상을 투명하게 하기 위해 광우병을 유발할 수 있는 소 분말 혈액을 사용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

하원 군사위 소속 제임스 색스턴 의원은 미국 기업과 정부 관리들이 항공업계 최대 무역박람회인 파리 에어쇼에 불참하도록 하는 결의안을 이번 주 제출할 예정이다.

여기에 존 워너 상원 군사위원장은 의회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대한 재정 지원 삭감을 검토할지 모른다고 군사 문제까지 들고 나왔다.

민간 부문에서는 실제 교역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인터넷 치즈 판매사인 프랑스의 ‘치즈 온라인 닷컴’은 지난달 미국 판매가 15%나 줄었다. 항의 e메일이 쏟아지면서 웹사이트가 다운됐을 정도.

프랑스 전기용품 업체 르그랑도 미국 투자자들이 회사채 구입을 거부하면서 난감한 상황이 됐다. 프-미 상공회의소는 미국 항공사들이 프랑스 에어버스 항공기 구입을 주저할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업계는 장기적인 타격을 우려, 대책마련에 나섰다. 독-미 친선협회는 16일자 뉴욕 타임스에 양국간 우호관계를 강조하는 전면광고를 낼 예정이며, 독일무역협회는 19일부터 미국에 사절단을 보내 로드쇼를 개최하기로 했다. 독일무역협회는 독일의 대미(對美) 수출이 10% 가량 줄어들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3%포인트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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