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美, 주한미군 철수가능성 강도높게 전달"

  • 입력 2003년 2월 3일 19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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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함승희(咸承熙) 의원이 3일 “올 초 미국을 다녀온 임성준(任晟準) 대통령외교안보수석비서관이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로부터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에 대한 강도 높은 메시지를 받았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한미 양국의 전 현직 의원이 참여하는 한미정책포럼 외교안보소위 위원장 자격으로 미국을 방문하고 2일 귀국한 함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주한미군 철수 문제가 심각하게 논의되고 있다는 얘기를 미 행정부 고위관료로부터 들었다”며 이같이 전했다.

그는 “임 수석이 방미 중이던 지난달 8일 콜린 파월 국무장관,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을 만났다”고 말해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임 수석에게 언급한 미국측 인사는 이 세명 중 한 명일 가능성을 시사했다.

함 의원은 또 “방미기간 중 상하원 의원 23명을 만났는데, 상당수가 ‘주한미군이 전략적으로나 전술적으로 한국에 주둔할 필요가 없는 것 아니냐’는 말을 했다”고 미국 내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우리 정부가 상황도 제대로 알리지 않은 채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다”고 비판한 뒤 “대북화해 기조까지는 바꿀 수 없지만 햇볕정책이 궁극적으로 국익에 도움이 되는지도 재검토해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회 정보위 민주당측 간사이기도 한 함 의원은 한나라당측과 협의해 조만간 정보위를 소집해 이 문제를 추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방미결과 보고서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당선자에게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임 수석은 함 의원의 주장에 대해 “미국에 갔을 때 전혀 그런 얘기 들은 적이 없다. 오히려 ‘한국에서의 촛불시위나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 요구 등은 주한미군 주둔을 전제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고 미국측도 이해했다”고 반박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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