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릴린치 "미국증시, 4년 연속 하락 예상"

  • 입력 2003년 1월 15일 1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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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릴린치증권은 미국 증시가 실적보다 크게 고평가돼 있어 올해도 4년째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메릴린치는 14일 발표한 ‘2003년 뉴욕증시 전망보고서’에서 “거품이 꺼지기 시작한 지 3년이 지났는데도 미국 증시는 여전히 고평가돼 있다”며 “올해 경제성장률이나 기업들의 활동도 부진할 것으로 보여 증시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소비자들도 고용이 확대되지 않는 한 소비를 계속 줄이는 ‘소비 다이어트’를 계속한다는 설명이다.

메릴린치는 미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2.6%에 그치고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는 올해 연말 860 선에서 마감해 지난해보다 20포인트가량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 보고서는 상반기 미-이라크 전쟁 가능성이 미국 경제성장의 걸림돌이 되고 있지만,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 경우에도 불확실성 및 원유 가격에 붙는 ‘전쟁 프리미엄’의 지속으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메릴린치의 데이비드 로젠버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와 같은 상황을 “동양의 양띠해(the year of the sheep)처럼 수줍고 소심한(sheepish) 경제회복 속도”라고 표현했다.

리처드 번스타인 수석 스트래터지스트는 “투자자들은 현실적인 기대와 기업의 펀더멘털에 기초해 과거보다 보수적인 투자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배당률이 높은 주식, 지방채, 저당권담보 채권 중심의 안정적인 투자를 권했다. 고수익을 노리고 위험도가 높은 기업의 주식을 사는 ‘비이성적(irrational)’ 투자는 피하고 철저하게 기업의 질을 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투자 대상과 관련해서는 “올해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를 기준으로 한 국제유가가 배럴당 평균 25달러 선을 유지할 것으로 보여 에너지 관련주들이 수혜를 보게 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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