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리코프스키 "김정일은 압력에 더 반발"

  • 입력 2003년 1월 13일 15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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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부한 지식과 정보를 가진 상식있는 사람.'

콘스탄틴 풀리코프스키(56) 러시아 극동 연방지구 대통령 전권대표가 12일 하바로프스크에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총리와 가진 회담에서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에 대해 이렇게 평했다고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매체가 13일 전했다.

그는 2001년 7월 김 위원장의 방러시 24일간 특별열차에 동행했으며 지난해 8월 하바로프스크 방문 때에도 줄곧 동행, '김 위원장을 가장 잘 아는 외국인'으로 통한다. 지난해에만도 두 차례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과 회담할 정도로 김 위원장의 개인적 신뢰가 두터운 인물로 알려져 있으며 방러 동행기도 출판한 적이 있다.

풀리코프스키 대표는 이날 고이즈미 총리가 핵 문제, 일본인 납치 문제 등 해결을 위해 북한을 설득해 줄 것을 요청하자 "북한의 에너지 문제는 현재 위기 상황이며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면 핵 문제도 해결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김 위원장의 성격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그는 김 위원장에 대해 "상식을 가진 사람으로 평등한 조건에서 이야기하면 2국간이든 다국간이든 협상에 응할 용의가 있을 것이며 긍정적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풀리코프스키 대표는 이어 "김 위원장은 국민의 존경을 받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 외부로부터 압력을 받는 것처럼 비쳐지면 반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김 위원장이 지난해 8월 방러시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조지 W 부시 미국 정부에 대해 "부시가 강경한 태도를 보이면 나는 더욱 강하게 나갈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부시 정권에 대한 불쾌한 반응과는 달리 북미합의에 이르렀던 빌 클린턴 정권 때 미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만족해 했다고 그는 전했다.

푸틴 대통령도 10일 모스크바에서 고이즈미총리와 정상회담을 하며 김 위원장에 대해 "이야기가 통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평해 김 위원장에 대한 러시아측 시각이 미국과는 다름을 드러냈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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