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알 카에다에 생화학무기 전달”

  • 입력 2002년 12월 12일 18시 15분


유엔의 이라크 대량살상무기(WMD) 사찰이 비교적 순조롭게 이뤄지는 가운데 이라크가 10, 11월경 오사마 빈 라덴이 이끄는 이슬람 테러조직 알 카에다와 관련이 있는 이슬람 과격파에 생화학무기를 전달했다는 정보보고서가 미 백악관에 전달됐다.

워싱턴 포스트는 12일 이 사실을 보고서를 직접 접할 수 있는 두 명의 관리로부터 확인했으며 보고서 내용이 신뢰할 만한 수준이라고 보도했다.

이 관리들은 이 같은 생화학무기가 신경작용제 VX를 포함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라크를 빠져나온 무기들이 밀수업자에 의해 터키를 통해 육로로 이슬람 테러조직들에 건네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보고서 내용이 사실이라면 생화학무기와 제조시설을 전부 철거했다는 이라크의 무기 실태 보고서 내용이 거짓으로 드러나는 반면 알 카에다가 이라크로부터 ‘실질적인 지원’을 받았다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의 주장이 구체적인 증거를 확보하게 된다.

미 분석가들은 이라크의 무기거래는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차남인 쿠사이가 운영하는 조직(SSO)이 책임지고 있으며 후세인 대통령 역시 생화학무기 지원 사실을 알고 있었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보고서 내용과 관련해 터키 테러위협 경계공보국(TDTTAM)이 지난주 알 카에다가 터키 남부 인시를리크 공군기지를 생화학무기로 공격하려고 준비 중이라는 경고를 발령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한편 유엔 무기사찰단은 이날 이번 사찰활동 중 처음으로 미사일 생산공장 추정시설과 시험발사시설 등 6개 군 산업시설을 찾아 조사활동을 벌였다고 이라크 관리가 밝혔다.

7개 사찰 팀 중 2개 팀은 이날 걸프전 이전 사거리 650㎞의 ‘알 후세인’ 미사일을 생산했던 바그다드 서쪽 20㎞ 지점 자파라니야의 니다공장과서쪽 110㎞ 지점의 한 미사일 시험발사시설 등을 사찰했다.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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