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연쇄저격 용의자 '말보' 탈주 시도

  • 입력 2002년 10월 28일 11시 24분


미국 워싱턴시 일원에서 최근 무차별 연쇄 저격으로 10명을 살해하고 3명에게 중상을 입힌 용의자로 검거된 2명중 한 명인 존 리 말보(17)가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의 심문을 받던 중 탈주하려다 붙잡혔다고 미국의 '뉴스 오브 더 월드' 인터넷판이 27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말보가 지난 24일 FBI의 볼티모어 소재 비밀 안전가옥 심문실에서 잠시 혼자 남아있던 중 이 방의 천장을 주먹으로 내리쳐 구멍을 뚫고 환기통 속으로 도주했으나 때마침 수사요원들이 달려와 그를 낚아챘다고 전했다.

FBI 당국은 지난 2일부터 21일간 워싱턴 일원을 테러 공포속으로 몰아넣은 연쇄총기 사건의 용의자로 체포된 말보의 이같은 탈주 기도에 대해 논평하기를 거부했다.

말보와 공범으로 함께 체포된 존 앨런 무하마드(41)는 7개의 사법관할구역에서 저지른 범죄로 법정 최고형인 사형에 처할 위기에 직면하고 있으며, 이들은 최근 워싱턴시 일원에서 저지른 자신들의 연쇄 살인 행각에 대한 수사요원들의 심문에 협조하지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또 미국 서부 워싱턴주 타코마에서 발생한 미해결 20대 여성 살인사건과 관련, 기소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 수사요원이 밝혔다. 이들 두 명이 한때 거주했던 타고마에서는 지난 2월 이들이 알고지내던 케내 쿡(21)양이 집에서 문을 여는 순간 괴한이 쏜 한 발의 총격을 받고 피살됐다.

이들은 살해된 쿡양 가족의 친구였으며 특히 이슬람교로 개종하여 이름을 윌리엄스에서 개명한 무하마드가 전 부인과 사귀고 있을 무렵 쿡양과 다툰 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무하마드와 말보가 한때 살았던 벨링햄의 한 목사는 걸프전 참전 용사인 무하마드는 지난해 9·11테러 이후 테러리스트가 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면서 그가 개종한 뒤 친이슬람 전단을 뿌리고 반미 선동을 하고 경찰관을 살해하겠다고 위협했다고 말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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