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평화상 수상자들, ˝이라크 전쟁 반대˝

  • 입력 2002년 10월 22일 10시 15분


역대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은 21일 로마에서 미국의 대(對) 이라크 군사공격을 반대하고 이라크전쟁을 막기 위한 유엔 중재외교의 필요성을 전면 지지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제3차 노벨평화상 수상자 연례회담에 참석한 미하일 고르바초프 구 소련 대통령(1990년 수상), 레흐 바웬사 전 폴란드 대통령(1983년 수상) 등 역대 노벨 평화상 수상자들은 이날 공동 성명을 통해 무력으로 국가간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미국은 유엔 사찰단이 (이라크의) 대량 살상무기의 파기를 입증하고 보고서를 유엔 안보리에 제출하도록 하는 이중 결의안 계획을 사실상 수용했다"면서 "우리는 이제 이라크 문제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풀려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반핵 활동을 인정받아 지난 1995년 노벨상을 수상한 영국출신 과학자인 조지프 로트 블랫은 "오늘날 실제 문제는 이라크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아니라 부시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이 재래식 무기를 사용한 공격에 대한 대응으로 (이라크가) 핵무기를 최초로 사용할 가능성을 차단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회동에는 베티 윌리엄스(북아일랜드· 1976년 수상), 아돌포 페레스 에스키벨(아르헨티나·1980년 수상), 리고베르타 멘추(과테말라· 1992년 수상) 등도 참석했다.

공동 성명은 이라크 문제 외에도 △군축 작업의 중요성 △대 테러전쟁 △테러와의 전쟁이 시민권 축소에 미칠 위험 △중동 평화 추구 등을 핵심으로 다루고 있으며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및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을 비롯한 세계 지도자들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한편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은 회담에 초청됐으나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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