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즈 주가폭등 ‘노벨상 효과’

  • 입력 2002년 10월 11일 18시 18분


日 노벨상 수상자 총리관저 방문- 도쿄AFP연합
日 노벨상 수상자 총리관저 방문- 도쿄AFP연합
노벨 화학상 공동수상자로 선정된 일본 시마즈(島津)제작소의 다나카 고이치(田中耕一·43)는 11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 관저 예방, 문부과학상과의 오찬, 도쿄본사 기자회견, 스웨덴 대사관 방문 등으로 분주한 하루를 보냈다.

교토(京都)에 본사를 둔 시마즈제작소는 유명 사원 덕택에 ‘노벨상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일본 증시 전체가 하락 국면임에도 시마즈의 주가는 수상자가 발표된 10일에 이어 이틀째 올랐다. 10일 종가만도 전날에 비해 31엔 오른 292엔을 기록, 회사의 주가 총액이 하루새 80억엔(약 800억원)이나 불어난 것이다. 11일에도 시마즈제작소 주가는 개장과 동시에 오름세를 보였다.

일본 전역이 그 때문에 난리법석을 치는데도 정작 다나카씨는 “회사에서 하고 싶은 연구를 계속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할 따름”이라며 담담해 했다.

회사 내 직책은 과장 아래 연구 주임. 특정 기기 개발 업무가 떨어지면 개발실험에 시간을 집중 할애하고 개발이 끝나면 영업담당자와 함께 기기를 설명하러 다니는 일을 해 온 평범한 회사원이다.

1980년 시마즈에 입사해 23년째 근무하고 있는 그의 연봉은 800만엔(약 8000만원)가량으로 추산된다. 회사는 “노벨상 수상자에 걸맞은 승진이나 연구비 지급 등 특별예우를 해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노벨상 수상자 5명을 배출한 미국의 IBM이 도입한 ‘펠로’ 제도. IBM은 노벨상 수상자 혹은 수상자에 맞먹는 기술자에 대해 이사에 상당하는 대우를 해주고 연구 주제도 훨씬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펠로’ 제도를 두고 있다.

회사측의 배려 방침에 대해 그는 “특별 보너스는 필요 없고 앞으로도 평범한 회사원 신분으로 하고 싶은 연구만 계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또 노벨상 수상에 이르게 된 새로운 기술(단백질 질량분석을 위한 소프트레이저 탈착법)을 특허 출원할 때 이미 회사로부터 보상금조로 1만1000엔(약 11만원)을 받았기 때문에 다시 대가를 요구할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해 ‘과연 별난 사람’이라는 감탄사가 쏟아지고 있다.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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