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화학상 받는 일본 회사원 '담담'

  • 입력 2002년 10월 11일 15시 33분


노벨 화학상 공동수상자로 선정된 일본 시마즈(島津)제작소의 나카다 코이치(中田耕一·43)씨는 11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총리 관저 예방, 문부과학상과의 오찬, 도쿄본사 기자회견, 스웨덴 대사관 방문 등으로 정신없이 바쁜 일정을 보냈다.

노벨상을 받게된 유명한 사원을 둔 덕택에 교토(京都)에 본사를 둔 시마즈제작소는 연일 주가가 오르는 등 '노벨상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일본 증시 전체가 하락 국면임에도 불구하고 시마즈 주가는 수상자가 발표된 10일에 이어 이틀째 올랐다. 10일 종가는 전날에 비해 31엔 오른 292엔을 기록, 회사의 주식시가 총액이 하룻새 80억엔(약 800억원)이나 불어난 것이다. 11일에도 시마즈제작소 주가는 개장과 동시에 오름세를 보였다.

세상이 이처럼 시끌법석함에도 불구하고 정작 나카다씨 본인은 "회사에서 하고 싶은 연구를 계속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할 따름"이라며 담담한 자세를 보였다.

현재 회사내 직책은 과장 아래 연구 주임. 특정 기기의 개발 업무가 떨어지면 개발실험에 집중하고 개발이 끝나면 영업담당자와 함께 기기를 설명하러 다니는 일을 해온 평범한 회사원이다.

1980년 시마즈에 입사해 올해 23년째 근무하고 있는 그의 연봉은 800만엔(약 8000만원)가량으로 추산된다. 회사측은 그가 노벨상을 받게 되자 "노벨상 수상자에 걸맞는 승진이나 연구비 지급 등 특별예우를 해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가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노벨상 수상자 5명을 배출한 미국의 IBM이 도입한 '펠로우' 제도. IBM은 노벨상 수상자 혹은 수상자에 맞먹는 기술자에 대해 이사에 상당하는 대우를 해주고 연구 주제도 훨씬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펠로우' 제도를 두고 있다.

그러나 나카다씨는 회사측의 특별배려 이야기에도 들뜬 모습을 보이는 대신 앞으로도 평범한 회사원 신분으로, 하고 싶은 연구만 계속하고 싶다는 생각을 밝혔다. 또 노벨상 수상에 이르게 된 새로운 기술에 대한 특허와 관련해 회사로부터 1만1000엔(약 11만원)을 받았던 점과 관련해 새롭게 특허의 댓가를 요구할 생각이 없음을 밝혀 "과연 별난 사람은 별난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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