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추락하는 잭 웰치

  • 입력 2002년 9월 17일 18시 33분


지난해 9월 퇴임 당시만 해도 ‘20세기 최고의 경영인’으로 추앙받던 잭 웰치 제너럴 일렉트릭(GE) 전 회장(사진)이 퇴직 후 회사로부터 받은 특전과 관련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의 조사를 받는 등 위상이 추락하고 있다.

AP통신은 웰치 전 회장이 이같은 ‘퇴직 후 특전’을 둘러싸고 도덕성 시비에 휘말리게 되자 ‘통상적인 부분’을 제외한 모든 특전을 반납키로 회사측과 합의했으나 그에 관한 구설수를 잠재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고 17일 보도했다. SEC는 이날 웰치 전 회장의 특전에 대해 비공식 조사에 착수했다. 이에 앞서 웰치 전 회장은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문을 싣고 “회사측과 합의할 당시에는 아무런 하자가 없는 예우”였다고 해명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 이미지가 실추되는 것을 우려해 일체의 ‘특전’을 포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GE측은 웰치 전 회장의 요청에 따라 사무실 유지비와 행정적 지원만을 계속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가 이미 받은 특전과 관련해 회사에 변제하게 될 액수는 200만∼250만달러이며 그 액수에 상응하는 세금도 개인적으로 납부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특전의 세부적 내용은 2주 전 제기된 웰치 전 회장의 이혼 소송 과정에서 일반에 공개됐다. 부인의 변호인이 법정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GE는 웰치 전 회장이 은퇴한 후 맨해튼 소재 아파트를 제공하고 생활비와 문화 및 스포츠 비용을 전액 부담하는 한편 회사 전용기를 계속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그는 96년 GE와 계약을 체결할 당시 2000년까지 재직하는 조건으로 특별상여금 대신 회사측으로부터 이같은 지원을 받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측통들은 “웰치 전 회장이 올초 이혼과정에서 매스컴에 이름이 오르내리면서 기업인으로서 ‘신화’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며 “그에 대한 SEC의 조사는 사법적인 조치는 아니지만 본인은 물론 GE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혜윤기자 parkhy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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