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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9월 17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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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년 발표한 베스트셀러 소설 ‘소립자(Les Particules Elementaires)’로 전 유럽에서 명성을 얻은 우엘르벡은 그 해 프랑스 최고 문학상인 공쿠르상의 유력후보로 올랐다. 그러나 이 소설이 ‘인종차별과 식민주의, 남성우월주의를 담고 있다’는 지적 때문에 심사위원단이 둘로 갈려 수상은 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우엘르벡 신드롬’ ‘우엘르벡 세대’란 용어가 생길 정도로 그는 여전히 프랑스 문단과 독자의 관심의 초점.
지난해 발표한 소설 ‘플랫폼’도 ‘현대의 도덕적 타락과 섹스산업의 현주소를 파헤쳤다’는 평가와 ‘이슬람을 모독하는 책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는 비판을 동시에 받았다. 이 소설 주인공은 ‘팔레스타인 전사’ 1명이 죽을 때마다 ‘기쁨의 전율’을 느낀다.
그는 이 소설 발표 직후 문예 월간지 ‘리르(Lire)’와의 인터뷰에서 숱한 이슬람 비난 언사를 쏟아냈다.“이슬람은 위험하고 더러운 종교다.” “물질주의는 비난받아 마땅하지만 이슬람보다 파괴적이지는 않다.” “성경은 적어도 문학적으로는 아름답지만 코란은 엉망이다. 이슬람은 가장 멍청한 종교다.”
격분한 프랑스의 4개 이슬람단체는 그가 “인종적 모욕과 종교적 증오를 불러 일으켰다”며 고소했다. 그럼에도 우엘르벡은 발언을 철회하지 않고 “모욕과 도발은 소설에 양념이 된다. 즐겁지 않은가”라며 코웃음을 쳤다.
그의 변호사 에마뉘엘 피라는 “작가의 인터뷰는 정치무대에서 마이크 잡고 떠드는 것과는 다르다”며 작가의 ‘사상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슬람단체측 변호사들은 “법적인 쟁점은 일개 베스트셀러 작가의 개성이나 도발 취향이 아니라 반이슬람 인종주의에 있다”고 반박했다.
작가의 사상의 자유를 존중하지만 인종차별 문제에 엄격한 프랑스 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릴지 세계의 시선이 쏠려있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