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괴선박 속 썩이네" 미사일-로켓포도 회수

  • 입력 2002년 9월 13일 18시 47분


지난해 말 동중국해의 중국측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침몰됐다가 11일 인양된 북한 공작선 추정 괴선박에서 미사일까지 발견돼 북-일 정상회담(17일)을 앞둔 일본 정부가 크게 고민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괴선박을 인양하기는 했지만 전체적인 조사에 1주일 정도의 시일이 걸린다며 괴선박의 국적을 밝히지 않고 있다. 그러나 조사가 시작도 되기 전에 괴선박 주변에서 미사일과 로켓포가 발견돼 북한 공작선임이 더욱 분명해지고 있다.

일본 해상보안청은 12일 괴선박 침몰지점 주변에서 지대공 미사일과 로켓포를 각각 1개씩 회수했다.

미사일과 로켓포는 모두 발사장치에 장전된 상태로 발견돼 지난해 말 이 괴선박이 해상보안청 순시선과 교전을 벌일 당시 미사일 발사 일보직전의 상황이었던 것으로 추정됐다. 해상보안청은 이외에도 자동소총과 탄환, 잠수용 산소통 등 총 50점을 수거했다.

뿐만 아니라 괴선박 선미에선 상륙용 반잠수정으로 보이는 소형정까지 발견됐다. 이 소형정은 1990년 10월 후쿠이현 해안에서 발견된 북한의 상륙용 소형정처럼 3개의 엔진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해상보안청은 또 괴선박 인양에 앞서 선체 안팎에서 승무원으로 보이는 시신 8구를 찾아냈다. 이로써 시신은 모두 10구로 늘어났다.

일본 언론은 이 괴선박이 소형정을 갖추고 일본에 공작원을 상륙시키거나 물자를 운반하는 임무를 띠고 있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괴선박 문제가 자칫 북-일 정상회담의 분위기를 해치는 악재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일본은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 현안 중의 하나인 일본인 납치의혹 문제 해결에 진전이 있기를 고대하고 있다.

아직까지 북한의 관영 언론은 괴선박에 대해선 어떤 언급도 하지 않고 있다. 북한은 괴선박 침몰 당시 일부 일본 언론이 이 선박을 북한 공작선으로 추정하자 “중대한 모략극이며 도전으로 절대 용서하지 않겠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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