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주둔 미군기지 지구환경오염 위협"

  • 입력 2002년 8월 31일 01시 17분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리고 있는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세계정상회의(WSSD)’에서 해외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 기지가 환경 단체들에 의해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한국 시민단체 녹색연합의 이유진 간사는 30일 주한 미군이 토양 오염, 기름 유출 등으로 환경에 큰 위협을 가하고 있다며 강도 높게 비난했다.

이씨는 “현재 한국에는 미군 3만7000명이 2만4000여㏊에 달하는 93개 기지에 주둔 중이며 미군이 진주하기 시작한 1945년부터 지금까지 환경오염이 끊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씨는 “미군 포격실험장의 비소와 납 수치는 평균치의 각각 13배, 카드뮴 수치는 37배에 달하고 미군 기지로부터 기름 유출도 빈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씨 등 한국 환경운동가들은 또 6월 미군 장갑차에 치여 사망한 여중생 2명의 사건을 언급하며 주한 미군이 저지른 범죄의 심각성을 상기시켰다고 AFP통신이 이날 전했다.

일본 오키나와(沖繩)현 ‘오키나와 환경 네트워크’의 연구원인 수나가와 가오리도 현 전체 면적의 11%를 차지하는 미군 기지에서 이뤄지는 폭탄 투척 등으로 일본 최남단 오키나와현에서 소음공해, 산림파괴, 산불, 토양침식 등 환경오염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수나가와씨는 특히 인근 미군 해군 기지를 이전할 목적으로 나하시에 건설 예정인 헬리콥터 기지로 인해 인어를 닮은 희귀 포유류인 듀공이 멸종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이탈리아 활동가인 로베르토 스테파니는 자국 주둔 미군에 대해 “아드리아해에 폭탄을 던졌으며 98년에는 미군기가 20명이 타고 가던 케이블 열차의 전선을 끊어 놓는 사고를 일으키기도 했다”고 비난했다.

한편 미국은 29일 이번 정상회의에서 식수 및 에너지원 개발과 빈곤 지원 등을 골자로 하는 대규모 지원계획을 공개했다.

정부, 기업, 비정부기구(NGO), 지방정부 등이 공동 참여하는 미국의 ‘파트너십’ 계획은 식수, 에너지, 기아, 보건, 산림, 주택 등 6개 분야에 20억달러 이상의 지원금을 투입하겠다는 것.

지원계획의 최우선 순위는 2015년까지 안전한 식수 없이 지내는 사람의 수를 감소시키겠다는 유엔의 ‘새천년 선언’을 실현하는 것이라고 미국측 대표는 밝혔다. 미국 정부는 이를 위해 2004년까지 9억7000만달러를 투입하기로 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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